기대를 모았던 `비트코인 10만달러설`이 사실상 좌절됐다. 내년 가격을 놓고는 전문가 의견이 판이하게 갈린다. 사진은 지난 10월 비트코인 선물 ETF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됐을 당시의 모습. (출처=AF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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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0만달러설’이 말 그대로 ‘설’에 그치게 됐다. 12월 24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만800달러(약 6030만원) 수준으로, 연말까지 10만달러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다. 일주일 새 7% 가까이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7만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던 지난 11월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률은 아니다.
비트코인 상승세가 둔화된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대유행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정책을 내놓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10만달러설의 근거로 제기됐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도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1월 미국 투자운용사 반에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한 데 이어 최근에는 크립토인과 발키리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ETF 승인 신청 역시 반려했다.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사기·조작 관행을 막기 위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비트코인 ETF 상장 외에도 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할 만한 새로운 호재나 뉴스가 잘 안 보인다는 점도 산타 랠리가 부재한 이유 중 하나다.
2022년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전문가 시각은 엇갈린다. 혹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고, 또 다른 이는 7만달러 신고가를 돌파하며 빠르게 1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비관론자의 주장은 한결같다.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캐리 알렉산더 서식스대 금융학과 교수는 “비트코인이 2022년 1만달러까지 고꾸라질 것이라며 사실상 지난 1년 반 동안의 상승분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비트코인은 근본적인 가치가 없으며 투자보다는 장난감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온은행 프라이빗뱅킹의 토드 로웬스타인 수석 주식 전략가 역시 “비트코인의 가격 차트는 수많은 역사적 자산 거품과 붕괴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암호화폐를 포함한 시장의 과대 평가된 자산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관론자 의견은 다르다.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 등 주요 악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고, 반대로 비트코인 ETF 승인 같은 호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야후 파이낸스는 최근 전문가들 전망을 인용해 ‘2022년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더 많은 국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고 더 많은 암호화폐 업체가 증시에 상장할 것이며 비트코인 채굴도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 역시 ‘2022년 암호화폐·블록체인 산업 전망’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완화적 통화 정책, 암호화폐의 광범위한 보급이 이뤄지면서 암호화폐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것이라는 게 그 근거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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