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발발자 유적 옆에 2017년 개관한 퉁화시박물관. ‘기자가 예맥의 시조’라는 선전을 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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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가 고조선을 계승했음을 보여주는 유적을 중국 당국이 ‘만주족 유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최근 발간한 연구서 ‘고조선과 고구려의 만남’에서 중국 지린(吉林)성 만발발자(萬發撥子·퉁화시에 있는 지명) 유적에 대해 분석했다. 1956년 발견된 만발발자 유적은 고조선과 고구려 문화층(層)이 한곳에 퇴적된 채 발견된 대형 유적이다.
초기 철기시대에 해당하는 3기와 4기 문화층에선 고조선의 물질문화인 고인돌, 세형동검, 점토대토기와 고구려 적석총(돌무지무덤)의 원형으로 보이는 무기단석광적석묘 등이 발굴됐다. 그 위인 5기 문화층에선 고구려 유물이 나왔다. 박선미 동북아연구재단 연구위원은 “4기 문화층을 기반으로 한 주민이 5기 문화층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유적의 성격을 왜곡 선전했다. 2016년 유적 옆에 ‘퉁화 장백산민속박물관’이 개관해 2017년 퉁화시박물관이 됐다. 2018년에는 만발발자 유적 민속 공원이 만들어졌다. 퉁화시박물관은 기자(箕子)가 예맥의 시조인 것처럼 묘사했고, 유적 공원은 만주족 문화 일색으로 꾸며 놓았다. 박선미 위원은 “중국이 고구려 대신 만주족을 내세우는 것은 ‘포스트 동북공정’이 사실상 고구려사를 삭제하는 수순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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