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해 올해 전 세계 ETF에 유입된 신규 자금이 11월 말 기준 1조달러(약 1184조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지난해(7357억달러)와 비교해 36%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늘어난 유동성이 증시로 몰리면서 글로벌 ETF 자산총액은 9조5000억달러(약 1경1248조원)로 불어났다. 2018년 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증시 활황과 고수익 투자처 부재를 ETF 열풍의 배경으로 꼽았다. S&P500지수는 올 들어서만 25% 올랐다. 증시 변동성이 심해질수록 더 많은 투자자들이 지수 추종 상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올해는 비트코인과 밈 주식 열풍으로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ETF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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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리면서 올해 미국에서 새로 상장된 ETF만 38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세로 떠오른 액티브 ETF가 216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액티브 ETF는 액티브 펀드와 ETF를 결합한 것으로,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기초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목표로 한다. 벤치마크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에 개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ETF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ETF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2월 10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70조5596억원으로, 지난해 말 52조365억원에서 35.5%나 증가했다. 상장 종목 수도 크게 늘었다. 국내에 ETF가 처음 등장한 2002년에는 4종목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29종목으로 집계됐다.
액티브 ETF가 큰 인기를 끈 것도 비슷하다. 국내 상장된 액티브 ETF는 지난해 14개에서 38개로 늘었다.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2조1292억원에서 4조541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메타버스, ESG, 신재생에너지 등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액티브 ETF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식 시장이 위축될 경우 ETF 또한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ETF가 새롭게 등장하는 만큼 증시에서 퇴출되는 ETF도 적잖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에는 미국 증시에서 277개의 ETF가 상장폐지됐다. 또 모든 ETF의 성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다. 올해 미국에 상장한 액티브 ETF 371개 중 S&P500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은 10%에 불과했다. 3분의 1은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9호 (2021.12.22~2021.12.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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