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 “우크라이나 주권·영토 보전돼야”
러시아 “美와 안보회담 용의있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 EU 정상들은 이날 전체 회원국 정상이 참여하는 ‘EU 이사회’ 회담 직후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EU의 지지를 거듭 강조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에 막대한 결과와 심각한 대가를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회담에선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 방안이 논의됐다”면서 “러시아 신흥 재벌에 대한 자산 동결, 러시아 민간 은행의 EU와 거래 금지, 러시아 은행의 글로벌 송금 시스템 이용 차단 등이 제재 방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초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에 9만~10만명의 기갑 병력을 배치했다. 여기에 추가로 7만여 명의 예비군 병력을 동원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상적 병력 이동 및 훈련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나토의 동진(東進)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옛 소련의 발트 3국이 나토에 가입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나토 가입을 하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다.
서방의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나토도 이날 위원회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즉각 군사적 위협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도 지난 12일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도발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적 긴장 고조 일지 |
EU와 나토는 러시아에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해결도 모색하고 있다. 유럽 이사회는 이날 성명에서 “‘노르망디 포맷(형식)’ 등 외교적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했다. 나토도 “러시아는 당장 외교적 대화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노르망디 포맷은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4국이 참여하는 분쟁 해결 협의체다. 4국이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당시인 201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을 전후해 만났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러시아도 대화 제스처에 호의를 보이고 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15일 “(러시아의) 안보 보장과 관련해 미국과 공개적으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며, 미국에 러시아의 구체적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세르게이 럅코프 외교차관이 미국과 회담을 위해 언제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미국에 제시한 제안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대신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지 말 것과 우크라이나에 외국 군대 및 핵무기를 배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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