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군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가 최초 발행해 판매했던 채권./ 연합뉴스 |
지난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를 상대로 무력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가 가상화폐 테더(Tether)를 공식 통화로 승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군부가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없도록 기존 미얀마 화폐인 짜트(Kyat) 대신 가상화폐를 공식 통화로 도입한 것이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의 기획재정투자부 장관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거래를 더욱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서 테더를 공식 화폐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NUG는 군부 쿠데타 이후 문민정부 때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과 소수민족 대표들이 만든 반군부 세력 통합 조직이다. NUG는 지난달 22일 630만달러(약 74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했고, 향후 지속적인 채권 발행으로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NUG 측이 가상화폐를 공식 통화로 선택한 이유는 반군부 투쟁 자금 마련을 위해 후원자들로부터 돈을 받거나, 무기 등을 구입할 때 군부의 추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NUG를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며 “이런 집단에 돈을 대는 행위는 징역 등 중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많은 가상화폐 중에 테더를 선택한 이유는 변동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 때문이다. 테더는 미국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고정되어 있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달러와 가치가 같기 때문에 민간이 발행한다는 점을 빼고 보면, 진짜 달러와 다를 것이 없다. 실제로 테더를 가상화폐 기반 금융 상품에 예치하면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담보로 현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 미얀마의 기존 화폐인 짜트가 쿠데타 발발 이후 60% 이상 가치가 폭락하는 등 안정성이 떨어진 것도 NUG가 테더를 공식 화폐로 승인한 이유 중 하나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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