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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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조카의 범행에 의해 가족을 잃은 피해자가 이 후보에게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후보의 발언이 15년 전 악몽을 떠올려 지옥 같은 삶을 다시 살게 됐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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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조카의 살인사건 피해자가 1억원 손배소
9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6년 이 후보 조카에게 부인과 딸이 살해당하고 자신도 중상을 입었던 70대 A씨는 이날 이 후보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이 후보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카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게 소송 취지다.
A씨는 소장에서 “피고(이 후보)는 ‘데이트폭력’ 운운하면서 원고와 유족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년 동안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고 지옥보다 더 참혹한 삶을 살아왔다”는 게 A씨 말이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2006년 11월과 2007년 1월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일가족이 몰살당했지만, 조카나 그 가족 등 이 후보 측은 직접 찾아와 사과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단 한 푼의 피해배상이나 단 한 푼의 치료비를 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이후 그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살아왔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정신적인 충격과 입은 부상으로 정상적인 삶을 누리지 못하고 지난 10여년간 술만 마셨고, 수차례 극단적 시도만을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다. A씨 법률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A씨는 부인과 딸을 참혹하게 잃은 사람이다. 매일 밤 고통에 시달렸는데, 이 후보의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인해 다시 지옥의 악몽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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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니…”
이 후보 조카 김모씨는 2006년 5월 8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A씨 자택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 부인과 딸을 살해했다. A씨는 김씨가 흉기를 휘두를 때 김씨를 피하려다 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김씨의 형사재판 1·2심 변호인을 맡았던 이 후보는 당시 재판에서 자신의 조카인 김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폈다. 김씨는 1심과 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취하해 판결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조카 변호 경력을 언급했다.
A씨는 이 후보 발언 이틀만인 지난달 26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 가정을 망가뜨린 살인 범죄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니”라며 분노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당일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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