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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 “크리스마스라는 말 쓰지 말라” 금기어로 지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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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서 “다양한 종교 있는데 차별적...홀리데이로 써라”

교황청 “기독교 뿌리 부정해선 안돼” 발끈

조선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 시각) 바티칸에 세워진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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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크리스마스’라는 말은 차별적인 말이라며 이를 사용하지 말라는 내부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 일지오르날레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발표된 32쪽 분량의 ‘포용적 소통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성별과 성적 정체성, 인종, 문화, 종교 등에 기반해 특정인을 낙인찍거나 차별하지 않도록 용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자는 것이다.

남성 대명사(he)를 대표 대명사로 사용하지 말고,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 대신 친애하는 동료들(colleagues)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교 부문에서는 ‘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용어가 사용 금지 목록에 포함됐다. 모든 EU 직원이 기독교인은 아니며, 모두가 기독교 휴일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전통의 종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은 그러면서 크리스마스 대신 ‘홀리데이(holiday)’라는 용어를 쓸 것을 권고했다.

이에 교황청은 즉각 반발했다. 교황청 서열 2위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별 금지는 옳은 일이라면서도 EU 집행위 가이드라인이 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유럽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그 뿌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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