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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도 통증 느낀다… "도살할 때 고통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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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어 '어류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
10명 중 9명 "어류 도살할 때 고통 최소화해야"
2명 중 1명 "어류 복지 위해 활어회 구입 포기"

편집자주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해 온 기자가 만든 '애니로그'는 애니멀(동물)과 블로그∙브이로그를 합친 말로 소외되어 온 동물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심도있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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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수도권 3개 시도(서울시·인천시·경기도)와 2022년부터 5년간 425억 원을 들여 한강하구에 유입되는 쓰레기를 처리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10월 6일 경기 김포시 한강 한 포구 한강에서 잡아 올린 어류가 쓰레기와 함께 잡혀 버려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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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9명은 어류를 도살할 때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명 중 1명은 어류 복지를 위해 활어회 구입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어류를 산 채로 유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인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아 발간한 '어류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9.2%가 "어류를 도살할 때 고통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답했다. 81.5%는 "식용 어류에 대해서도 다른 농장동물과 마찬가지로 운송과 도살 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92.1%는 "어류를 물에서 꺼내 공기 중에 방치해 죽일 때 어류가 고통을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류 복지를 위해 활어회 구입 포기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4.8%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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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89.2%가 어류를 도살할 때 고통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답했다.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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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어류 도살 시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공기 중에 노출되거나 굶주림, 스트레스 등 어류가 산 채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물복지 문제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를 산 채로 유통하는 것이 어류의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48.2%에 그쳤다. 또 양식 어류를 도살할 때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점에 대한 응답은 '요리하기 직전'이 4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양식장에서 포획한 직후'(25.2%), '양식장에서 도살 단계로 옮긴 직후'(21.5%) 등의 순이었다.

어류가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 기관을 갖고 있고 통증을 회피하는 반응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54.5%로, 응답자의 절반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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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한 횟집 수조속 어류. 라이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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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어류 도살 시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인해 양식 어류에 대한 운송, 도살, 기절, 살처분 기준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준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내 동물보호법은 어류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식용은 제외하고 있다. 반면 영국, 독일, 스위스, 호주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은 척추동물의 경우 용도의 구분 없이 어류에 대해서도 동물보호법을 적용해 학대 금지 등 최소한의 보호 기준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식용 어류도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설문에 65.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식용 어류에 대해서도 운송과 도살 과정에서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81.5%, 양식 어류도 동물복지축산인증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동물복지, 위생 등의 기준에 따라 인증하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78.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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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어류에 대해서도 운송과 도살 과정에서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81.5%였다.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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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를 고려해 생산된 수산물을 구매할 때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7.7%였다. 추가 비용에 대한 응답은 '5% 수준'이 30.5%로 가장 높았고, ‘10% 수준’(28.3%), ‘20% 수준’(7.3%)순이었다.

한편 '물고기는 살아있다'의 저자이자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 동물 감응력(Animal Sentience) 분야를 담당하는 조너선 밸컴 이사는 이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수많은 연구결과가 어류를 다른 육상척추동물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며 "어류도 나쁜 일을 피하기 위해 탐지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쓰는데 이는 어류가 통증을 느낀다는 증거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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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강원 고성 외해 가두리에서 양식으로 키워진 연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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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양식 어류의 복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고 식용 어류는 동물보호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의도적인 학대조차 금지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식용 어류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동물복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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