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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레이더P] 윤석열 ‘당무우선권' 상황에서 이준석 '당대표 역할'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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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1.18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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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 대선에서 이준석 당대표의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면서 ‘당무우선권'을 후보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톡톡 '튀는' 젊은 당대표의 등장은 한국 정치 사상 처음 있는 일인 만큼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역할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당대표 패싱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이 대표와 윤 후보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보였다. 15일 최고위원회의에 윤 후보는 불참했고 이 대표는 통상 하던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 거취를 두고 신경전을 빚은 것이다. 사무총장 자리가 당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역할이기 때문에 후보와 당대표가 주도권을 두고 다툼을 벌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날 이 대표는 회의 내내 불편한 기색이었다.

윤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꺼내 들었다.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후보에게 당무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권을 넘기는 것으로 국민의힘 당헌 제74조에 규정돼 있다. 이 대표는 "당무우선권이라는 걸 쓸 정도 되면 당대표랑 대선후보가 치고받는 것"이라며 "굳이 불편한 비유를 하자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쓸 때면 파국"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지방 일정을 소화하던 시기 윤 후보가 기습 입당한 걸 두고 지난 18일 이 대표는 "입당할 때 (나를) 패싱하긴 했다. 다시는 정당사에 반복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이에나의 부채질?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감정의 골이 생기는 것을 주변인들이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측은 "윤 후보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게 진실"이라고 강조한다. 대신 윤 후보 주변 사람들이 윤 후보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흘리고 다닌다는 비판이다. 그는 "한 자리를 노리는 윤 후보 측 사람들이 갈등의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저와 후보의 이견은 굉장히 적은 상태"라고 말하며 윤 후보와 갈등설에 대해 "주변의 소위 하이에나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려 이 대표와 윤 후보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목된 중진 의원에 대해 한 초선 의원은 "고참들이 바람을 넣는 것"이라며 "정치적 싸움으로 끄는 데 능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관리형 vs 러닝메이트

당내 의원 중 상당수는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기보다 관리형 당대표로서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 의원은 "한참 젊은 이 대표가 본인 미래를 생각하는 건 이해가 가능하지만 욕심을 내려놔야 본인한테도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당내 초선들도 일단 정권 교체가 최대 목표니까 이 대표가 자기 목소리를 줄이고 후보를 돋보이게 도와야 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반면 2030세대와 수도권에 소구력이 있는 이 대표의 톡톡 튀는 강점을 굳이 주저앉힐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윤 후보가 젊은 층에게 여전히 비호감도가 높은 가운데 이 대표가 마치 러닝메이트처럼 같이 뛰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길어지다 보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시선이 쏠린다. 이 대표가 윤 후보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 전 위원장이 신경전을 조율해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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