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단체 “KT 통신장애 보상 8000원, 턱 없이 부족”

[경향신문]
매출 좌우되는 점심시간 장애
카드결제·배달 앱 ‘먹통’ 피해
신고센터 구성…현황 파악 요구
“실제 피해 기준으로 보상” 촉구

시민사회단체들과 중소상인단체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에 대한 철저한 손해배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시민사회와 자영업자단체들이 지난달 발생한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 사고에 대한 KT의 보상안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무선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시간 동안의 이용요금 감면이 아닌 실제 발생한 피해를 기준으로 피해 보상안을 내놓고 자영업자 피해 규모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피해신고센터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전날 KT는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통신 장애에 대해 개인·기업 고객에게는 한달 이용금의 15시간분, 소상공인에게는 10일치의 요금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보상시간은 최장 장애시간(89분)의 10배 수준으로 잡았다. 개인은 5만원 요금제 기준으로 1000원, 소상공인은 2만5000원 상품 가입 기준으로 7000~8000원을 받는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한 때는 식당·카페 하루 매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점심시간이었는데, 카드결제 불통와 배달주문 시스템 먹통이 되면서 다들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며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는 점심시간 매출 건수가 일주일 전 같은 시간에 비해 14건에서 7건으로 줄었다. 실제 1시간동안 가게를 찾은 10여팀 중에 7팀은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그냥 가게를 떠났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 중에 이 정도 보상금을 받고 만족할 사람은 없다”며 “KT가 책임감을 가지고 피해 규모에 대한 제대로된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통신사 약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은 “현재 통신사 약관에는 연속 3시간 또는 6시간 이상 통신이 불통되면 불통된 시간의 6~8배에 해당하는 요금 또는 하루치 요금만 보상하도록 되어 있다”며 “온라인·비대면 서비스 증가에 따라 지금은 10분만 인터넷을 쓰지 못하더라도 영업 손해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시대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약관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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