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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떠나자 캠핑, 불멍 때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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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불 피우며 추억을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되고 이른 한파가 찾아오면서 난방용 가전을 비롯한 각종 캠핑 용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지만, 여전히 사람이 대거 몰리는 관광지나 숙소는 꺼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만큼, 소수의 인원이 모여 야외에서 여가를 즐기는 캠핑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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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에게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캠핑용품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2014년 출시됐던 면텐트 제품을 재해석한‘오두막’(위)과 화목난로‘부뚜막’을 새로 내놨다.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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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캠핑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6000억원에서 작년 4조원까지 증가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은 국내 캠핑 인구가 약 7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파에도 ‘불멍’ 하러 간다…동계 캠핑 열풍

날씨가 쌀쌀해지자 가장 먼저 팔려나가는 것은 캠핑용 난방 가전 제품이다. SSG닷컴의 라이브커머스 채널 ‘쓱라이브’에선 최근 등유 팬히터 제품 500대가 1분 만에 모두 팔려 나가면서 2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유명 중소가전업체의 팬히터로, 한번 급유하면 60시간 넘게 계속 쓸 수 있고 소비전력도 적어 캠핑할 때 사용하기 좋다고 이름난 제품이다. 롯데온에선 지난 8월 캠핑용품 전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4.3%나 늘었다. 롯데온 관계자는 “작년엔 ‘원터치 텐트’ 같은 간편한 캠핑용품 위주로 팔렸다면, 올해는 보다 기능이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제품이 더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면서 “화로대나 장작 등도 계속 인기”라고 했다. 타오르는 장작을 바라보며 소위 ‘불멍’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제품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도 지난 달 28일부터 2주 동안 전기요·등유 난로·가습기 등 캠핑용 난방가전을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에서는 판매하는 등유 팬히터 물량을 작년보다 4배 늘려 8000여대를 준비했다. 계속되는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달 중순부터 히터 매출이 작년보다 97.9% 늘었고, 캠핑 겸용 전기요나 극세사 전기요 매출도 61.9% 늘었다”면서 “동계 캠핑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나를 사도 감성 있게

추억·감성을 자극하는 각종 디자인 캠핑 제품의 인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20~30대 젊은 캠핑 인구가 새롭게 유입되면서 감성 캠핑이 화두가 되고 있어서다.

코오롱스포츠는 2014년에 인기였던 면텐트를 올해 재출시, 100% 면으로 제작한 ‘오두막 면텐트’를 내놨다. A자형 구조가 기본으로 돼 있어 1980년대 유행했던 느낌 그대로를 살렸다. 면 텐트는 기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발수 가공처리를 한 프리미엄 면 소재를 사용했다. 결로를 방지해주고 눈·비가 텐트 내부로 새지 않는다.

캠핑용 화목난로 ‘부뚜막’도 내놨다. 캠핑 전문업체 ‘빅토리캠프’와 협업해 만든 것으로 특수내열유리를 적용해 장작불이 타는 모습을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마켓컬리에서도 감성 디자인을 강조한 가열기구나 그릴·스토브 등 판매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마켓컬리 측은 “수요가 많아지면서 캠핑용품 200여종을 올해 신규로 론칭했다”고 했다. 캠핑 요리 제품 신장율(60%)보다 캠핑 용품의 판매 신장율(307%)이 훨씬 높은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캠핑용 무드등, 야외용 블루투스 스피커 등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감성 캠핑이 인기를 끌자, 유통업계는 관련 용품을 내놓는 굿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해 만든 캠핑용 제품 굿즈를 한정판으로 내놨는데, 판매 시작 1시간만에 한정 수량이 모두 동났다. 동서식품은 카누 발매 10년을 기념해 맥심 카누 제품을 구매하고 얻는 포인트로 오는 12월 31일까지 캠핑용 의자와 랜턴·담요 등 캠핑 상품 8종과 교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먹는게 빠질 수야 없지

캠핑용 먹거리 수요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지난 달 28일까지 ‘올반’ 캠핑용 육류 간편식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1%나 늘어났다.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육류 간편식의 수요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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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수요가 커지면서 간편 조리도구와 야외 간편식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마켓컬리에서 파는 ‘카서스 그릴’(위)은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일회용 그릴이다. CJ제일제당은 캠핑 전용 소시지(가운데)를 출시했고, 프레시지는 고기와 해산물을 패키지로 구성한‘흑돈가 캠핑세트’(아래)를 내놨다. /마켓컬리·CJ제일제당·프레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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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햄과 소시지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캠핑에선 고기 식사의 마무리를 소시지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캠핑에 딱! 백설 그릴 후랑크’는 아예 캠핑에서 먹도록 출시됐다. 그릴에 알맞은 두툼한 크기로 만든 후랑크소시지로, 국내산 돼지고기를 숙성한 후 천천히 훈연해 깊은 풍미와 풍부한 육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롯데푸드의 ‘참나무로 훈연한 그릴 바베큐’는 참나무의 훈연향을 즐길 수 있다. ‘햄스빌 바로 먹는 햄’은 그릴에 올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콜드컷 제품이다. 차박이나 캠핑 등 야외에서 간편하게 안주로 즐길 수 있다.

밀키트 업계 1위인 프레시지는 캠핑용 구이 세트를 새로 출시했다. 숯불에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제주산 돼지고기와 가리비, 새우, 그린홍합 등 해산물을 패키지로 만든 ‘흑돈가 캠핑세트’가 대표적이다. 패키지에 돼지 등심 살코기와 랍스터를 추가한 ‘흑돈가 랍스터&돈마호크 캠핑세트’도 같이 내놨다.

코로나 확산 이후 급격하게 발달한 밀키트 제품도 캠핑용 식단을 바꿔놓고 있다. 소스부터 국거리용 고기까지 따로 준비해야 했던 예전과 달리, 이젠 제품 하나만 구입하면 구이·국·찌개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해서다.

롯데푸드는 영하 40도에 급속 냉동해 건더기의 식감을 그대로 살린 밀키트를 내놓고 있다. 황해도식 얼큰담백 만두전골, 서울식 버섯 소불고기전골, 부산식 삼색어묵 유부주머니전골 등이다. 물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이라서 캠핑용으로 인기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에서 나오는 ‘닭한마리와 칼국수’ 제품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닭한마리 칼국수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부채살 찹스테이크’는 따로 소스를 준비하지 않아도 찹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다. 대상도 쫄깃한 곱창과 얼큰한 국물을 담은 ‘부산식 곱창전골’과 ‘언양식 바싹불고기’ ‘청송식 닭불고기’ 등 간편식 제품을 내놨다.

최근엔 캠핑장과 인접한 편의점에서도 각종 캠핑용 간편식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GS리테일의 간편식 브랜드 ‘심플리쿡’은 사리원 바싹불고기, 삼정하누 도가니탕 등 캠핑용 먹거리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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