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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한 얘기 전에"...앞으론 '전국민 재난지원금' 못박은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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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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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현장 신청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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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향후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지급토록 '보편지원' 원칙을 제도개선 요구사항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 때마다 취약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선별지원을 주장해 온 재정당국이 보편지원 명문화에 난색을 표하자 "더 심한 얘기하기 전에"라며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도 했다.

29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예결위는 지난 15일 소위를 열고 기획재정부 소관 사항에 대한 결산 심사를 진행했다. 예결위 전문위원은 이날 기재부에 대한 시정요구사항과 관련,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코로나19 대응 지출 규모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예결위 본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를 상대로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 예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어 의원은 "2020년까지 주요국의 GDP 대비 코로나19 대응 예산 규모는 △일본 44% △이탈리아 42% △독일 38% △영국 32% △프랑스 35%"라며 "우리나라는 13.6%로 경제선진국 10국 가운데 꼴찌"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정요구사항의 세부적 표현을 놓고 불거졌다. 예결위 전문위원은 "향후 재난지원금 편성 시 신속한 집행 및 소비진작을 위한 사업은 보편지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사업은 선별지원으로 설계하는 등 제도개선을 모색하라"는 시정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소위에 참석한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제도 개선엔 이견은 없지만 문구에서처럼 신속집행 및 소비진작 사업 기준으로 보편지원, 선별지원을 구분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의견을 냈다. 안 차관은 "향후 재난지원금 편성 시 피해계층의 범위 피해규모에의 상응성, 지원의 시급성, 타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 이후 5차례 지급한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일관되게 선별지원 방식을 주장했다. 전 국민에 동일하게 지원하는 보편지원보단 취약계층에게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선별지원이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저출산·고령화와 그에 따른 사회성 보장기금 고갈, 복지예산 증가 등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만큼 최소한의 재정투입으로 최대 효과를 내야한다는 게 재정당국의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전 국민에게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과 전체 가구의 88%에 지급하는 5차 재난지원금(코로나상생 국민지원금) 결정 과정에서 전 국민 보편 지원을 밀어붙였다. 기재부 입장에선 '보편지원'을 명시한 시정요구사항 문구를 받아들일 경우 향후 보편지원하라는 정치권의 요구를 거부하기 더 어려워진다.

이에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며 수정을 요구하자 예결위 소위원장인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안 된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맹 의원은 "(시정요구사항이) 상임위원회를 다 넘어온 건데 뭐가 문제냐"며 "이대로 가겠다"고 했다. 맹 의원은 "더 심한 얘기를 하기 전에 (논의를 마치고) 이대로 가려고 한다"며 격양된 표현까지 사용하며 시정요구사항의 표현을 관철했다. "담당 국장의 설명을 들어달라"는 안 차관의 요청도 "안 해도 된다"며 거부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소위에서 나온 시정요구사항은 소소위를 거친 뒤 예결위 본회의 등 추후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며 "아직 시정요구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재정당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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