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권진아 협연 ‘커튼콜’
“피아노와 대중음악의 만남… 서로가 서로의 팬이기도 하죠”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선우예권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 부르는 권진아. /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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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어주려 하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섬세한 연주를 발라드 가수 권진아의 음성이 부드럽게 포갠다. 두 사람이 함께한 첫 곡은 권진아의 ‘위로’. 2019년 드라마 ‘멜로가 체질’ OST에 실린 곡을 선우예권이 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위안 3번(Consolation No.3)에서 영감을 받아 편곡했다. 두 사람의 협연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을 토닥토닥 위로하는 듯했다.
발라드를 사랑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클래식을 동경한 가수 권진아가 만난 공연 ‘커튼콜’. 두 사람이 처음 하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만남이다. 공연 1부에는 선우예권의 독주가, 2부에는 권진아의 솔로 무대가 포함됐다.
이 공연은 코로나로 마음이 복잡하던 선우예권이 권진아에게 먼저 제안해 진행됐다.
“2014년 ‘K팝스타 시즌3’에서 권진아씨를 처음 알게 된 후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었어요. 피아니스트는 무대에 주로 혼자 서기 때문에 외로울 수밖에 없는데 권진아씨 노래에서는 고독감이 묻어나거든요.”(선우예권)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를 배운 권진아는 늘 클래식 음악가들을 동경해왔다고 했다.
“모든 예술의 뼈대가 되는 건 클래식이라고 생각해 그들의 장인 정신을 본받으려고 해요. 선우예권씨의 피아노 터치가 너무나 섬세해서 제 호흡도 함께 섬세해졌어요.”(권진아)
두 사람은 권진아의 곡 ‘그녀가 말했다’ 등 다섯 곡을 함께했다. 그녀의 곡은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조차 쓸쓸하다.
“전 밝은 노래를 별로 안 좋아해요. 들으면 괜히 기분이 안 좋아요.(웃음) 평소에도 느린 발라드를 좋아해 가수 김광석, 박효신, 이문세, 이소라 음악을 즐겨 들어요.”(선우예권)
권진아는 모차르트나 쇼팽의 곡들을 좋아해 가끔 피아노를 쳐본다고 했다.
“저희 공연 부제가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예요. 정말 우연의 일치인데, 쇼팽이 자신의 녹턴을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라고 칭했다고 하더라고요.”(권진아)
두 사람이 함께한 네 번째 곡은 권진아가 올 초 발표한 ‘잘가’. 선우예권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에서 영감을 받아 편곡했다고 한다.
“이별이 늦어서 미안해/ 더는 너를 잡지 않을게.”
선우예권은 해외 공연, 권진아는 신곡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코로나 시대에 사실 운이 좋은 편. 그래서일까. 마지막 곡도 권진아가 2019년 발표한 ‘운이 좋았지’다.
“스친 인연 모두/ 내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줬으니.”
두 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진행됐다. 무대에서 사라졌던 두 사람은 관객의 환호와 박수에 답하기 위해 다시 무대에 나왔다. ‘커튼콜’은 이번 공연 제목이기도 하다.
“커튼콜은 무한한 감사함이에요. 마지막 음이 끝나고 공간에 퍼지는 침묵의 시간. 잔향으로 공연이 기억되고, 아쉬움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무대를 그려내고 싶었어요.”(선우예권)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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