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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추석은 무슨...” 자영업자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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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거리 넘쳐나는 ‘임대...임대’

공실률 무려 37%...최악 수치

저녁시간 관광객 10여명 남짓

기대 접은 자영업자 단축 운영

“장사 이어가야 해서 문 열 뿐”

한복판 노점상도 모두 사라져

헤럴드경제

지난 14일 오후 7시 명동 거리. 폐점한 매장들로 인해 불이 켜지지 않아 거리가 어둡다.


14일 오후 6시께 서울시 중구 명동거리. 한복판에 줄지어 있던 노점상도 모두 사라져 거리는 더욱 한산했다. 사람들이 붐벼야 할 저녁시간이었지만 외국인과 내국인을 포함한 관광객들은 10여 명 남짓에 불과했다.

빈 상점 유리 벽면에 ‘임대’ 팻말이 붙은 가게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거리를 걷는 2시간 동안 10곳가량이나 됐다. ▶관련기사 5면

같은 날 이곳에서 만난 자영업자 10여명 중 절반 이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게 사정을 묻자 대화를 거부했다.

이들의 차가운 응대가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 하면서 가게 문을 닫거나 폐점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여전히 속출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명절에도 ‘추석 특수’를 기대하는 상인은 찾기 어려웠다.

명동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해당 상권에 있는 매장의 운영시간도 단축됐다. 오후 7시30분께 아이스크림 가게 점주 이모(32) 씨는 이미 매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일대에서 10년 이상 장사를 한 이씨는 “지금은 (추석이)전혀 기대가 안 된다”며 “지금처럼 (오후)8시 전에 장사를 마감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37) 씨 역시 명절이 다가온다고 해서 가게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의 테이블은 총 10개지만 오후 6시부터 마감시간인 오후 10시까지 테이블을 채운 개수는 통틀어 10개 정도라고 했다.

김씨는 “추석 때에도 장사를 하긴 하겠지만 명절이라서 ‘수확’을 노린다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역시 일대에서 40년 동안 라면 프랜차이즈 1호점을 운영한 A씨는 “몇 년 동안 이 식당 프랜차이즈가 절반 이상 사라졌는데, 이대로 가면 1호점인 이곳도 위태로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올 상반기 중구 명동 일대에서 식당 등 매장들이 문을 닫은 사례가 증가하면서 공실률 또한 다른 상권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에서 공개한 ‘서울시 매장용 빌딩 임대료·공실률·수익률’을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명동 일대의 공실률은 37.3%로 집계됐다. 광화문, 동대문, 을지로 등 도심 속 상권들 중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수치를 떠올리니 “추석에 매출이 오를 것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장사를 그래도 이어가야 하니까 가게를 여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던 A씨의 모습과 명동의 상황이 머릿속에서 겹쳐졌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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