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청년 5명이 군부의 급습을 피하다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트위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에서 군부의 급습을 피하는 과정에서 청년 5명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양곤의 보타타웅 지역 한 아파트에서 남녀 5명이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지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파트를 급습한 군경이 일행 중 한 명을 사살하자, 나머지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다 변을 당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사망한 청년 중 한 명의 아버지인 틴 조씨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27살 아들은 2월에도 군부에 의해 체포됐다가 풀려난 적이 있었다”며 “아들은 쿠데타 이전에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지만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에 대항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29세 숨진 여성의 남편인 소 먓 뚜씨는 로이터 통신과 전화 통화에서 “아내가 목숨을 잃어 슬프다. 딸을 남겨두고 떠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1000명 가까운 시민들이 목숨을 잃어 죽음과 폭력에 익숙해진 미얀마지만, 이번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고 설명했다.
━
“군부의 노예로 살기보단 자유를 택했다”
미얀마 군부의 급습을 피하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청년 5명을 묘사한 그림. 트위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위터 등 SNS에는 검은 실루엣 처리된 5명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해바라기 꽃밭으로 떨어지는 그래픽이 확산하고 있다. 또 한 네티즌은 다섯 명이 구름 위를 나는 그래픽을 올리고 “그들이 이곳에서 멀리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해주소서”라고 바랐다. 다른 네티즌은 “그들은 군부의 노예로 살기보다는 자유를 택했다”고 적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11일 기준 군경의 폭력 등에 의한 사망자는 945명에 달한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1962년부터 쿠데타를 통해 군부 통치를 이어왔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1988년 세운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압승하자 군부는 이를 부정선거라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