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1일 TV연설을 통해 ″2023년 8월까지 현 상태가 유지된다″고 밝혔다. [미야와디TV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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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쿠데타로 미얀마를 장악한 군부 통치자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실권을 잡은 지 6개월 만에 스스로를 신임 총리로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얀마 국영방송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흘라잉은 2023년 8월까지 집권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흘라잉은 이날 군복이 아닌 민간인 차림새로 미얀마 국영 미야와디TV에 출연해 “국가비상사태 법 조항에 따라 현 상태는 2023년 8월 선거를 치를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월 치러진 선거에서 집권당과 선거관리위원회는 권한을 남용했다”며 “이들이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며 국가행정위원회가 정부를 인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비상사태 선포는 헌법상 권한을 지킨 것”이라고도 했다.
흘라잉의 발표에 앞서 미얀마 국가행정위원회는 그를 총리로 하는 새 정부를 발표했다. 미얀마는 대통령이 국가 수반을 맡고 정부 대표는 국가행정위원회 의장이 담당한다. 흘라잉은 쿠데타 이후 행정위 의장을 맡아왔다. 흘라잉을 수반으로 하는 과도 정부가 2년 간 더 유지된다는 얘기다.
지난 3월 미얀 마 양곤시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수제작 방패를 들고 이들을 진압하는 경찰에 맞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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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올해 2월 1일 군부가 무력으로 권력을 잡은 뒤 “최소 1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던 때에서 1년 6개월 늘어난 것이다. 군부는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정부를 장악했다. 수치 고문은 구금됐다.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선 이에 반대하는 시위와 공공부문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흘라잉은 이를 의식해 “현 시점에서 일부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제외하고 전체 국가는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반군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코 아웅 투는 뉴욕타임스(NYT)에 “처음부터 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며 “2023년 8월까지 비상사태를 연장한다면, 우리도 그들이 실각할 때까지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정치사범지원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군부는 지금까지 939명을 사살하고 최소 6990명의 반군부 인사들을 체포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군부가 산소 공급을 장악하고, 민간 의료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사망자도 크게 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지난달 31일 기준 4725명의 확진자에 사망은 392명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시신이 화장터에 쌓여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흘라잉은 TV연설에서 “내 정책은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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