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CJ대통 '퍼스트무버'vs한진 '패스트팔로어'...택배街, 물류혁신 '속도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은지 기자] [이코노믹리뷰=편은지·이정민기자] 택배업계가 자동화·고도화를 앞세운 물류센터 진화에 한창인 가운데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압도적으로 격차를 벌이면서 업계 전반을 선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년새 풀필먼트 센터 확장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배송시간 줄이기' 단계에 돌입했고, 이어 업계 2~3위가 대한통운 뒤를 이어 자동화 설비와 메가허브터미널 구축 단계로 들어섰다. 소비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앞으로 택배 물동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택배업계의 첨단 물류설비 구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택배업계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CJ대한통운(000120)은 기존 곤지암, 군포, 용인에 이어 약 20만평 e-풀필먼트 운영센터를 추가 확보해 배송 시간을 앞당길 예정이다. 지난해 e-풀필먼트를 처음 구축한 이후 주문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3시에서 밤 12시까지 늘리면서 한차례 시간 줄이기를 해냈지만, 이번 확장이 완료되면 새벽·당일배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많은 물류를 빠른 시간 내 소화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다.

CJ대한통운이 1년사이 풀필먼트 서비스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된 것은 네이버와의 협업 덕분이다. 네이버쇼핑은 이커머스 업계 1위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45만 고객사를 거느리고 있어 이 물량을 전면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풀필먼트 확장과 동시에 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게 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대상으로 기술과 인프라 역량이 집중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CJ대한통운은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통해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협력의 의미"라고 말했다.

새벽 배송 어떻게?... 자동화 늘리고 배송과정 줄였다

CJ대한통운 e풀필먼트 센터는 현재 곤지암(약 10만6,000㎡)과 군포(약 4만㎡) 상온센터, 용인(약 2만㎡) 저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만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물량은 대부분 곤지암에서 처리된다. CJ대한통운 시간 줄이기 작업 핵심은 e-풀필먼트 센터 배송 구조에 있다. 기존 물류 서비스는 '집하→서브터미널(배송지역)→허브터미널(대분류센터)→서브터미널→배송' 과정을 거치지만, e-풀필먼트 서비스로 '집하→서브터미널' 과정을 줄인 것이다.

즉, 기존엔 계약을 맺은 업체 창고에 가서 택배를 수거해 다시 터미널에 가져와야했다면, e-풀필먼트 서비스는 판매자가 곤지암 허브터미널 옆 물류센터에 택배를 가져다두는 구조다. 물류센터에 택배가 이미 도착해있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앞서 지난 2016년부터 도입한 자동화 설비 덕에 택배 분류현장 시간도 대폭 줄였다. 현재 자동 분류기 휠소터와 지능형 스캐너 ITS는 전국 허브터미널 및 서브터미널에 배치를 완료한 상태며 소형 택배 상품 전담 분류기인 MP는 전국 42곳에 설치됐다. 올해 말까지 1,4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추가로 40곳에 자동화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자동화 시설 구축은 운영 효율화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존 사람이 전 과정을 도맡아 하던 일을 기계가 스스로 오차없이 분류하면서 시간과 인력 두가지 측면에서 운영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e-풀필먼트센터인 곤지암 터미널의 자동화 수준은 100%에 가까운데다 허브터미널 규모 자체가 커 대규모 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될 수 있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풀필먼트 도입과 자동화 설비 구축은 분류 시간과 배송에 걸리는 과정을 단축하면서 기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핵심 요소"라며 "풀필먼트 센터 구축 전에도 이미 자동화 설비는 구축되고 있었기 때문에 효율성은 늘어난 상태였지만 풀필먼트 센터가 구축되며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 규모가 크게 늘었고 덕분에 주문 마감시간 역시 늦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코노믹리뷰

한진은 지난 13일 유성구 대정동 대전종합물류단지에서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물류센터' 기공식을 가졌다.출처=한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T 손잡은 한진... 메가 허브 터미널 구축부터

CJ대한통운이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물류 혁신에 속도를 내자 업계 2,3위도 앞다퉈 메가허브터미널과 풀필먼트센터 구축에 나섰다. 택배 업계 점유율 1위에 빛나는 CJ대한통운에 비해선 다소 뒤쳐졌지만, 이커머스시장 확대로 매년 10%가량 증가하는 물동량 대응을 위해서다.

업계 2위인 한진(002320)은 유통기업과 협업을 늘리면서 많은 물량을 정해진 시간 내에 배송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와 물류센터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진은 지난12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T앱 내 택배거래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협업과 같이 IT와 물류가 결합한 형태로, 한진 역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현재 GS홈쇼핑 물류 70%를 담당 중이기도 하다.

한진은 2023년까지 축구장 20개 규모에 해당하는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SMART Mega-Hub) 터미널 구축하고 전면 자동화로 운영되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설립한다. 메가허브터미널은 화물 분류효율을 높이고 일평균 120만개 이상 택배박스 처리가 가능한 초대형 거점 물류센터다. 한진은 메가허브터미널이 완공되면 하루 약 275만박스까지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의 스마트 메가 허브터미널은 AI(인공지능) 솔루션이 핵심이다. 입고·보관·피킹·출고 등 물류처리 과정에 있어 AI가 택배 물동량을 예측하고 택배 터미널 내 가시성을 제공한다. 물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가상 시뮬레이션, 스마트 솔루션을 통해 분류계획, 설비제어, 운영현황 등 통합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자동화 시설 구축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지속할 전망이다. 한진은 전국 각 거점 지역에 택배터미널을 신축, 확장하고 터미널 전반 자동화 설비 확대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5년간 약 5,1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현재 택배 시장 점유율 14%에서 2023년 20%까지 끌어올리겠단 목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충북 진천군 초평 은암산업단지에 건설하고 있는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이 내년 완공돼 하루 150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지난 4월부터 이천시에 위치한 덕평 물류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무인로봇 자동화 센터를 이용한 풀필먼트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택배 수요 증가에 안정적인 대응체계 구축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 근로자는 물론 고객까지 편의성이 증대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