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타지키스탄 국경수비대가 공개한 아프간 정부군 병사들. 300여 명의 아프간 군인들은 인근에서 벌어진 탈레반과의 전투를 피해 두 나라의 국경을 가르는 다리를 넘어왔다./타지키스탄 공보처 배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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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주둔 미군의 수는 작년 7월에 기존의 1만3000명에서 8600명으로 줄었다. 따라서 90% 이상 철수한 현재 아프간에 남은 미군이 800명 안팎이라는 얘기다. 왜 나머지 10%의 철수를 8월말까지 미루는 것일까.
미 뉴스매체 폴리티코는 “곳곳에서 승기를 잡고 있는 탈레반 반군에게 미국이 철수를 끝냈다는 메시지를 보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은 이미 아프간 407개 지역에서 188곳을 장악했고, 135곳에서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은 총질도 없이 항복하거나, 이웃 타지키스탄으로 도주했다. 미국은 또 아프간 정부군을 돕는 민간 계약업자들이 최대한 현지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 이들의 보호에 미군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미국은 또 아프간인 통역을 비롯해 미군 조력 현지인 수천 명에 대한 재배치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이중 대부분은 아직도 특별이민비자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미군이 떠나는 순간, 이들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집단인 탈레반에 살해될 것이 뻔하다.
이 탓에, 오스틴 스콧 밀러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마지막까지 현지에 남는다. 폴리티코는 “아프간 군에게 미군이 계속 주둔하고 있다는 착각(illusion)을 주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아프간과 국제사회를 잇는 유일한 관문(關門)인 카불 국제공항에 대한 경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국은 터키군 주도로 공항과 주변을 지키고, 최대 650명의 미군이 남아서 협력하는 방안을 터키와 협상하고 있다.
◇미군 철수 후 “6개월~2년이면” 정부 전복
그러나 미국의 정보분석가들은 “미군의 철군이 끝나면, 6개월~2년 새 현재의 정부는 탈레반에 넘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달 말 밀러 사령관도 “내전의 길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
◇카타르서 아프간까지 9시간 비행 드론 공격은 ‘비현실적’
미국은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주변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기지를 대여해 아프간 상황을 드론으로 모니터하며, 족집게식 공격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20년 전 이들 국가들은 아프간 사태가 발생하자, 급진적 이슬람 테러의 확산을 우려해 기지를 대여했다. 그러나 이제 그 위협은 감소했고, 미‧러시아 긴장 속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군사적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푸틴의 암묵적 동의는 필수적이다.
아프가니스탄 주변 중앙아시아 국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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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앙아시아의 기지 마련이 여의치 않으면, 중동 카타르나 UAE의 기지에서 무인 정찰기‧공격기를 띄우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무인기의 카타르~아프가니스탄 비행은 9시간이나 걸려, 즉각 대응해 정밀타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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