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고신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카드론 금리 인하 행진에 나서고 있다. 은행 대출 규제에 갈 곳 없는 대출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다만 카드론을 빌릴 경우 개인신용점수의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7일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연 5.5~23.5%에서 4.5~19.5%로 조정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함께 고신용자 유입을 위해 최저금리를 1%포인트(p) 가량 낮춘 것이다.
이같은 최저금리 인하는 현대카드만의 독보적인 모습은 아니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카드론 금리를 인하하며 최저 연 3.9%로 내렸다. 또 롯데카드도 카드론 최저금리를 4.95%로 낮추면서 카드업계 카드론 최저금리 수준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1금융권인 광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2등급 기준 5.76%인 점을 고려하면 카드론 금리가 더 낮은 셈이다.
카드론은 정부의 은행 대출 규제 반사이익으로 카드사의 주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8,741억원(9.5%) 늘어났다. 또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분기 카드수익은 3조6,149억원으로, 이중 카드론이 3분의 1 비중인 1조6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전체 카드수익(16조9,646억원)에서 카드론(3조2,291억원) 비중은 19%에 그친 것과 대비해 크게 확대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의 대다수는 은행에서 DSR 등의 제약 조건으로 대출 한도가 부족한 분들이 온다"라면서 "예컨대 전세계약을 할 경우 잔금 3억원이 필요하지만 은행에서 2억원밖에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신용평점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최근 카드론 금리가 낮다보니 남은 부분을 카드론을 활용해 맞추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고신용자의 경우 낮은 금리의 카드론 상품에 현혹돼 신용점수가 낮아지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신용평가기관 관계자는 "카드론을 한 번도 쓰지 않고 은행거래만 한 사람이 1금융에서 2금융, 3금융으로 내려갈수록 신용평점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라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은행에서 빌릴 수 없기 때문에 2금융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신용평가하는 쪽에서는 신용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개인신용평가회사는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대표적이다. 개인신용조회회사(CB)인 이들은 개인에 대한 신용정보를 수집한 후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해 향후 1년 내 장기연체 등 신용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수치화해 개인신용평점이란 지표를 제공한다. 평가기준에는 대출건수와 대출금액, 대출금리, 대출기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카드론이나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그 부분이 신용점수에 마이너스로 크게 작용했다"라면서 "지금도 은행보다는 마이너스가 되지만 그보다는 금리구간을 더 집중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각 개인마다 다르지만 평가항목에서 대출건수 역시 항목구간별로 점수가 다르며 금리 역시 금리구간별로 평가한다"라면서 "예컨대 3개의 대출건수가 있는 상황에서 카드론을 추가로 받았을 때 해당 구간이 달라져 신용점수 하락이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신용 전문가들은 카드론 등 대출로 인한 신용점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연체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정보원 관계자는 "신용과 관련된 대출을 받으면 대출기관과 약정을 해서 약정일자에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도록 되어있지만 해당 날짜에 상환이 되지 않을 경우 연체정보가 등록이 된다"라면서 "연체정보가 등록되면 나쁜 정도로 분류가 돼 신용이 떨어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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