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찾아 천안함·연평도 등 참배
이준석과 행보 겹쳐…“지향점 공감 확인”
KAIST 학생들과 오찬 ‘탈원전’ 문제 청취
‘시선 분산’ 효과…‘보수성지’ TK엔 언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참배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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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에서 첫 민생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후 일주일 만에 본격적인 공개 일정이다. ‘처가 리스크’ 등 위기 국면 전환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은 첫 방문지로 대전을 골랐다. 그는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 묘역,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당시 전사자 묘역 등을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참배를 마친 후 “이분들이 목숨 바쳐 지킨 나라를 공정과 상식을 갖고 바로 세우겠다”며 “국민과 후손이 행복히 살 수 있는 그런 미래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다졌다”고 했다. 이어 “국가를 위해 순국한 젊은 영령들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이분들이 잠든 모습을 보니 나라가 어떤 것이고, 우리가 국가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결의가 세워진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목숨으로 지킨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윤 전 총장의 첫 행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취임 후 첫 일정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과 정치적 지향점이 같다는 점을 알려주는 의도가 깔려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가 지역적 뿌리인 충청을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그에 대해 ‘충청 대망론’이 거론되는 일과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작성한 방명록.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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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리기 행보도 이어간다. 문 정부의 핵심 기조를 겨누면서 반문 전선의 선봉장으로 존재감을 다지는 것이다.
그는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핵공학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오찬을 한다. 원전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청년 시선으로 보는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듣는 일정이다.
윤 전 총장은 전날에도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나 탈원전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교수는 탈원전 정책에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낸 전문가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검찰총장직 사퇴 배경에 탈원전 정책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음으로 양으로 굉장한 압력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민생 행보를 통해 소위 ‘X파일’과 장모의 의료법 위반 혐의 등에 따른 법정 구속,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잡음에 대한 ‘시선 분산’에 효과를 보고 있다.
야권에선 그가 탈원전 저격 행보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월성 원전 1호기’ 이슈를 꿰차 최 전 원장이 자신의 대안 주자로 거론되는 일을 막는 효과도 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최근 발족한 ‘탈원전 피해 및 국토파괴 대책특위’와 발 맞추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한편 충청 지역에서 민생 행보를 시작하는 윤 전 총장이 향후 대구·경북(TK) 지역은 언제 방문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 전 총장이 무난히 대권을 쥐려면 보수 야권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TK의 압도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가 TK가 배출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아직은 조심스러울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대권 행보 와중에도 TK 혹은 TK의 핵심 세력인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관련한 일정은 공개한 바 없다.
윤 전 총장 측은 “(TK 방문이 우선 순위가 되지 않은 것은)일정 조율과 현지 사정 때문”이라며 “이달 중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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