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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하버드-C.H.베크 세계사: 1750~1870, 근대 세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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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레의 민중·역사 사냥꾼·신냉전 한일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하버드-C. H. 베크 세계사: 1750~1870, 근대 세계로 가는 길 = 제바스티안 콘라드·위르겐 오스터함멜 책임 편집. 이진모·조행복 옮김.

유럽 중심의 역사, 각 지역의 역사 모음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하는 연결의 역사를 내세우며 미국 하버드대 출판부와 독일 C. H. 베크 출판사가 함께 기획한 역사 시리즈(6권)의 네 번째 책이다.

이 책의 주제는 산업화 등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세계 경제의 발전과 세계 사회의 형성이다. 세계사 연구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제바스티안 콘라드 독일 베를린 자유대 근대·세계사 교수, 캘리포니아 학파의 대표 주자로 알려진 로이 빈 웡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책은 19세기를 유럽의 세기로 규정하며 제국의 팽창이 절정에 달했다고 분석한다. 대제국을 건설한 영국, 유럽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명화된 국가로 비친 오스만 제국 등을 언급하면서도 제국 중심의 질서가 한계를 드러내는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또 근대에서 시간을 이해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비서구 국가들은 자국의 오랜 역사를 정량화된 시간으로 측정하려 했는데, 개혁을 지향하는 일본인들은 서구를 따라잡기 위해 일요일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했다고 소개한다. 책은 이처럼 시간이 진화와 진보, 역사, 미래 등 개념과 결합했다고 전한다.

저자들은 근대에 나타난 특징적인 현상 중 하나로 '이주'를 꼽는다. 철도와 증기선 등이 등장해 이동과 교류를 촉진하면서 이주인들이 외부인으로서 각 사회에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특히 '전신'(電信)이 원거리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면서 공동체가 집단으로 통합되기 시작했고, 국민 국가의 통합과 세계 사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민음사. 1천144쪽. 5만5천 원.

연합뉴스

▲ 미슐레의 민중 = 쥘 미슐레 지음. 조한욱 옮김.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역사가인 저자의 대표작으로, 역사와 혁명의 주체로서의 '민중'을 들여다본 책이다. 1846년 발간 첫날 파리에서만 1천 부 이상이 팔렸는데, 역사와 문학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문체로 쓰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이 책이 역사가의 연구서라기보다는 개인적 경험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가 어릴 적 나폴레옹의 언론 탄압으로 가업이던 인쇄소 문을 닫았을 때의 시련, 민중의 자식으로 성장하며 경험한 가난과 절망, 친구 및 이웃들과 나눈 대화 등이 담겼다.

저자는 재산이 있고 없고에 따른 계급적 분류가 아니라 한 국가를 이루는 모든 계층 사람들의 삶과 정서, 욕망과 의지를 읽어내는 데 집중한다. 책은 한쪽에서는 영국에서 촉발된 산업화가 진행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민족주의가 퍼지고 있던 당대 유럽의 모습을 세밀하게 살필 기회를 제공한다.

교유서가. 392쪽. 2만2천 원.

연합뉴스

▲ 역사 사냥꾼 = 네이선 라브·루크 바 지음. 김병화 옮김.

희귀 문서와 역사 유물을 거래하는 회사 '라브 컬렉션' 대표인 네이선 라브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역사 애호가이자 역사 유물 수집가로 성장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최고의 수집가가 되는 방법에 관해 안내했다. 여행 잡지 에디터 출신 루크 바와 함께 썼다.

라브는 문서든 유물이든 가치를 따지기 전에 기본은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거라고 말한다. 많은 이들이 사본이나 위조품, 2급 자료를 갖고 오는데 라브는 판별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을 바쳤다고 한다. 이를 통해 손글씨 분석 기술, 종이와 잉크 판별법, 역사적인 날짜에 대한 지식 등을 터득했다.

라브는 역사적 문서를 사고파는 일은 투자 상품이나 단순한 기념물을 사고파는 것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라브 컬렉션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 관련 녹음테이프를 공개한 것 등을 예로 들며 "문서를 사고파는 일은 단순히 거래가 아니라 역사를 깊이 이해하는 일이다. 역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에포크. 364쪽. 1만8천 원.

연합뉴스

▲ 신냉전 한일전 = 길윤형 지음.

일본 특파원을 지낸 현직 신문 기자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갈등의 원인과 전개 양상에 관해 분석한 책이다.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한일 초계기 갈등, 화이트 리스트 제외 방침 결정 등 상황에서 양국의 외교전을 살피면서 한국이 패배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저자는 북한 및 동아시아의 미래상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품고 있는 전략적 관점의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 동원 판결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안보협력 차원에서는 한국이 이른바 '재팬 패싱'을 통해 동아시아의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각의힘. 380쪽. 1만8천 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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