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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KDI “30대 여성 고용률 높이려면 ‘초등 돌봄체계’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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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중심 정책…초등 저학년 돌봄 사각지대 만들어

한겨레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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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출산,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따라 ‘엠(M) 자형’으로 출렁이는 여성 고용률 구조를 탈피하려면 초등학생 돌봄체계를 양적·질적으로 큰 폭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가 발표됐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학교수업이 오후 1∼2시면 끝나다 보니 ‘일하는 엄마들’이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 한성민 연구위원은 17일 ‘여성 경제활동 증가에 대응한 초등 돌봄체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늘어나는 여성 경제활동 참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등 돌봄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돌봄 지원 정책이 영유아를 중심으로 설계돼 상대적으로 초등 돌봄은 취약한 상황이다. 양육수당, 보육료 지원, 누리과정 시행 등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공적 돌봄 서비스 지원은 계속 강화됐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학교 밖 마을돌봄이 전부다. 이는 공적 돌봄체계를 이용하는 영유아는 전체의 68.3%지만, 초등학생은 12.5%에 그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은 여성의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추정 결과, 초등학교 1∼3학년 자녀를 둔 여성노동자 3만명이 매년 경력단절로 빠지고 있다. 보고서는 부실한 초등 돌봄체계를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초등돌봄교실’은 오후 5시까지 운영되지만 교육 서비스가 부족하고, 학습 위주의 ‘방과후학교’는 선정되기도 어렵거니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선택하는 방식이라 방과 후 시간을 모두 보내기는 어려운 탓이다.

실제 초등학교 저학년의 방과 후 시간 이용 실태를 살펴보니, 초등 돌봄 서비스는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었다. 2019년 한국개발연구원의 ‘초등학교 돌봄 서비스 및 방과후학교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를 보면, 저학년 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초등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를 1∼2시간 정도 이용한 뒤 3시부터 사교육 학원으로 옮겨가는 패턴을 보였다. 하교 직후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이용하는 1학년은 56.8%였으나 오후 4시에는 15%까지 줄어든다. 오후 4시 사교육을 이용하는 1학년 비율은 43.8%에 이른다.

보고서는 적정한 수준의 초등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를 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녀가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는 경우, 여성의 근로 참여 확률이 미이용자와 견주어 7.8%포인트 높게 나타났고, 평균 근로시간도 주당 4.7시간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보였다. 보고서는 “더 많은 아이가 초등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여성의 고용 유지 및 경제활동 참여유인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돌봄 서비스 확대는 양육부담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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