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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등기이사 물러나 국내 직책 모두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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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상장한 쿠팡Inc.의 CEO와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

“글로벌 경영에 전념” 취지 밝혔지만

국내 사업장 리스크 회피 위한 포석 해석도


한겨레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을 내놓은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회사 쪽은 뉴욕증시 상장과 해외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배송기사 과로사·거래처와의 분쟁 등 쿠팡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한 법적·사회적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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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Inc.의 국내 법인격인 쿠팡㈜는 지난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았다. 최근 쿠팡의 일본 진출을 총괄한 김범석 의장은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직만 맡는다.

새로 등기이사로 선임된 전준희 부사장은 쿠팡의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유인종 부사장은 쿠팡케어로 대표되는 근로자 안전 정책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 부사장은 구글, 우버 등을 거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현재 로켓배송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유 부사장은 삼성그룹 출신의 산업안전 전문가로, 쿠팡의 안전관리 및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강한승 신임 쿠팡 이사회 의장은 “앞으로도 더욱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 확대,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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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배송기사 과로사’ 문제 등 국내 쿠팡 사업장 문제와 관련한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쿠팡㈜ 관련 직책을 모두 내려놓은 것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뒤 같은 해 12월 공동대표이사직을 던진 바 있다.

김 의장의 사임은 앞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씨의 행보와 닮은 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해진씨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3월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난 바 있다. 현재는 미등기임원 자격으로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아 해외 투자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 중이다. 이해진씨는 2017·2018년 국정감사에 출석해 뉴스 편집과 알고리즘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에 진땀을 흘린 바 있다.

한편, 쿠팡은 이날 부산 강서구에서 17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부산광역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 체결했다. 지난 3월 뉴욕증시 상장 이후 이뤄진 전북, 4월 경남, 5월 충북에 이어 올해만 네번째 발표한 국내 투자 계획이다. 이에 그간 발표한 누적 투자금액(예정액 포함)은 1조200억원을 웃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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