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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이슈 G7 정상회담

G7서 ‘대만 평화’ 언급하자 中 군용기 28대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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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1 전투기 등 대만 ADIZ 침범

美동아태차관보 지명자 “中 맞서 대만에 대한 미국 의무 다할 것”

전투기, 폭격기를 포함한 중국군 군용기 28대가 1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지난해 대만 국방부가 중국군 군용기 비행 상황을 발표한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폐막한 G7(주요 7국) 정상회의가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을 명시한 데 대한 항의라는 해석이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중국군 젠(殲·J)-16 전투기 14대, J-11 전투기 6대, 훙(轟·H)-6 폭격기 4대, 쿵징(空警·KJ)-500 조기경보기 2대, 윈(運·Y)-8 전자전기 1대, Y-8 대잠초계기 1대 등 28대가 대만 ADIZ를 침범했다. 중국군 군용기 가운데 10대는 대만 남부와 동부를 감싸듯 비행했고, 나머지 18대는 대만과 둥샤군도(프라타스 군도) 사이를 왕복 비행했다. 대만 국방부는 공군이 대응 출격해 방송을 통해 ADIZ를 떠나라고 경고하고, 방공미사일을 이용해 추적 감시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이번 대규모 ADIZ 침범이 최근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양안(중국과 대만) 이슈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데 따른 항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로 보고 다른 국가들의 개입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대만해협 상공에서 중국 군용기의 대규모 비행은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진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군은 이틀에 걸쳐 전투기·폭격기 18대, 19대를 연이어 대만 북부와 남서부로 출격시켰다. 지난 4월에도 중국 전투기, 폭격기 등 25대가 대만 ADIZ에 진입했다. 당시 대만 언론은 미국과 대만이 해경 분야 협력 양해 각서에 서명하자 중국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면서 이에 반발하는 중국과의 긴장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중단됐던 대만과의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은 중국산 코로나 백신을 거부하고 있는 대만에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는 15일(현지 시각)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분야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압력에 맞서 미국이 대만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결의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동아시아를 담당하는 최고위 외교관이 중국이 (대만 ADIZ에 대한) 대규모 침입을 한 지 몇 시간 뒤 중국 견제 발언을 내놨다”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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