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택 핵심 그대로 두고 LH 개편?

지주사 세워 2~3개 자회사 체제로

핵심·비핵심사업으로 분리만 유력

경영 재평가, 성과급 환수도 검토

LH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혁신안으로 지주회사를 신설한 뒤 그 아래에 두세 개의 자회사를 두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LH를 개편해 ‘주거복지공단’(가칭)이란 이름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를 관리·감독하면서 임대주택 사업을 직접 담당한다. 정부와 여당의 협의에서 이견이 많지 않으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정부가 최종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아직 당정 협의를 마무리하지 않아 LH 개편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에 따르면 LH는 토지·주택·도시재생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핵심 자회사로 남는다. 비핵심 사업은 다른 자회사로 분리한다. 자회사가 수익을 올리면 지주회사가 넘겨받아 주거복지 사업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토지와 주택 사업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부의 판단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2·4 주택 공급대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토지와 주택 사업을 함께하는 게 낫다는 정부의 시각이 담겨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0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LH 개편안은) 주택공급을 일관 추진하고 주거복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LH 임직원이 퇴직한 뒤 일정 기간 비슷한 분야의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도 혁신안에 포함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를 반영해 과거 경영평가 결과를 수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공기업 임직원은 매년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성과급을 받는다. LH는 2017~2019년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LH의 2019년 평가 등급이 A등급 아래로 떨어지면 LH 임직원은 낮아진 등급에 맞는 차액만큼 성과급을 반환해야 한다. 만일 D등급 이하로 떨어지면 경영평가 성과급을 받을 수 없다.

김원 기자, 세종=임성빈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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