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미 연준 디지털달러 속도내나…가상통화 규제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CBDC 개발에 미지근한 태도를 유지했던 연준이 중국의 디지털위안화가 급부상하자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은 또 최근 널뛰는 가격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통화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CBDC 개발 주도할 것”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일(현지시간) 화상 성명을 통해 “연준은 미국 CBDC 발행 여부 및 방법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한다”면서 “CBDC 사용과 관련된 이익과 위험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 결제에 대한 현재의 생각을 개관하는 논문을 올 여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논문은) 폭넓은 논의를 촉발하기 위한 것”으로 “사려깊고 신중한 절차의 시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핵심적인 임무는 CBDC가 이미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역동적이고 효율적인 미국 결제 시스템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CBDC가 현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CBDC 개발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파월 의장은 중국과 속도 경쟁을 벌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통화정책 전문가인 경제학자 데릭 탕은 블룸버그통신에 “오늘 파월 의장의 성명은 중국 및 민간 가상통화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디지털위안화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국에 대한 견제구 아니냐는 것이다. CNBC방송은 “CBDC와 관련한 여러 국가들의 움직임,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연준이 얼마나 공격적인 행보를 취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을 키웠다”면서 “중국이 성과를 내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궁극적으로 어떤 결론에 도달하든 우리는 CBDC 국제 표준 개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상통화 규제 필요”

파월 의장은 이날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도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가상통화는 안전한 결제 수단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스테이블코인(가격을 달러에 연동시켜 가격변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통화)은 소비자와 금융 체계에 대한 잠재적 위협 요소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은행과 투자기관 등 전통적인 규제 체계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민간 부문의 혁신 결제 서비스를 포함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강화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가상통화 시장과 거래에 대한 규제에 착수했다. 재무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가상통화는 탈세를 포함해 광범위한 불법 행위를 촉발함으로써 이미 심각한 규제 회피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1만달러 이상 거래시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규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조세 강화 계획안의 일환이다.

재무부의 규제 소식에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4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등 출렁였다. 비트코인은 전날에도 중국 정부가 민간 가상통화 거래 금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올해 고점 대비 가격이 41%나 빠지면서 4만달러선이 무너진 바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김진숙을 만나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프리미엄 유료 콘텐츠가 한 달간 무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