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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소녀상 전시’ 日 지자체장 주민소환 때 서명 조작한 일당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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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브리핑]

조선일보

2019년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는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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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허용한 지자체장을 몰아내자며 주민소환 운동을 주도한 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일본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2년 전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이 왜 지금 일본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는 걸까?

-누가, 왜 체포됐나?

다나카 다카히로(59) 전 아이치현 의원과 그의 가족, ‘리콜(주민소환) 운동 사무국’ 관계자 등 4명이다. 다나카 전 의원은 작년 8월부터 이 단체 사무국장을 맡아,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의 해임을 요구하는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단체가 제출한 43만5000명의 서명 중 83%가 조작된 것으로 보고, 다나카 의원 등을 지방자치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아이치현 지사 해임 운동과 평화의 소녀상, 무슨 관계가 있나?

2년 전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나고야시에서 개최됐다. 평화의 소녀상과 일왕을 비판하는 작품 등도 전시됐다. 우익들은 크게 반발했다. “일본 국민 세금을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써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무라 지사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행동이 될 수 있다”며 폐막 일주일을 앞두고 전시를 재개했다.

갈등은 폐막 후에도 지속됐다. 우익 세력의 지지를 받는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시장이 시가 부담할 행사 비용 지급을 중단했고, 아이치현은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그러자 유명 성형외과 체인 ‘다카스 클리닉’의 다카스 가쓰야와 같은 거물 우익이 ‘리콜 운동 사무국’을 만들어 오무라 지사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왜 서명을 조작했나?

우익들은 아이치 트리엔날레 사무국에 1만건 이상의 테러 협박 메일, 전화를 퍼부으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막상 오무라 지사의 해임을 요구하는 주민소환 운동이 시작되자, 실제 참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나카 전 의원은 체포 직전 “다카스 사무국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서명 참가자가 순조롭게 늘고 있다’고 하는데, 창피를 당하게 할 수 없었다”고 아사히신문에 털어놨다.

-일본 사회 반응은?

오무라 지사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민주주의의 꽃인 주민소환제를 모욕했다는 것이다. 이 운동을 전국에 요란하게 알린 거물 우익 다카스 사무국 전 대표는 “위조된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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