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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CCTV 분석해보니 물보라?
CCTV를 재가공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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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이 촬영된 서울 반포한강공원 나들목 인근 CCTV가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이 각자 내놓은 해석이 사실처럼 번진 게 대표적이다. CCTV를 확대해 유튜브에서 재가공한 뒤 의혹을 정리하는 식으로 만들어진 영상물이 조회 수가 50만회를 넘는 등 확산됐다. 그 중엔 지난달 25일 새벽 4시 30분경 반포한강공원 보트 인근에서 ‘손정민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한강물에던져진 듯한 모습이 찍혔다’는 주장이 있다. 네티즌은 보트 인근에서 한강에 어떤 물체가 빠지고 물보라가 일어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강 반포공원 나들목에 위치한 CCTV 원본 영상. 보트라고 의혹제기된 것은 공원에 위치한 구조물이다. 최연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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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앙일보가 자전거 대여소와 반포나들목 CCTV를 입수해 전문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관련 내용은 사실로 보기 어려웠다. 한강공원의 아침 영상과 밤 영상을 비교했을 때 네티즌이 보트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도에 설치된 구조물이었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낮의 영상을 확인해보면 보트라고 추정되는 물체는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물보라가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밤에 촬영된 CCTV로 주변에 행인들이 지나가면서 구조물에 중첩돼 나타난 착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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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누군가를 업고 기어가는 인물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CCTV속 신원미상의 남자가 누군가를 업고 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 30분쯤 반포공원이 촬영된 CCTV 화면에는 남성 세 명이 한강변 도로를 따라 뛰어가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맨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업고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들을 정민씨와 A씨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CCTV에 포착된 남성 3명을 조사했으며 이들은 손정민씨의 사망과 관련없는 10대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소장은 “CCTV를 재가공한 영상들은 화질이 한 번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영상 속 압축 노이즈로 인해 실제와 달리 왜곡되어 보이는 현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본 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업고 기어가는 속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네티즌이 올린 영상만으로는 사람을 업고 가는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가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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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친구 A 씨 측 친척 중 고위 공직자?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권혜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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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친구 A씨 측에 고위공직자 등이 있어 사건에 외압이 있다’는 의혹도 확산됐다. 경찰의 늦장수사를 비판하면서다. 지난 16일 손씨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평화집회를 연 오픈카톡방에서는 “A씨의 큰아버지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고 A씨의 외삼촌은 최종혁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전 서울서초경찰서장)이다”라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연관검색어에 A씨와 A씨의 아버지의 이름도 함께 떴다. 이 밖에도 A씨의 아버지가 이재훈 전 강남경찰서장이라거나 강남 세브란스 병원 교수라는 내용의 루머도 퍼졌다.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중앙일보와의 문자를 통해 “내가 친구 A씨의 큰아버지라는 이야기가 돈다는 걸 들었다. 하지만 나는 외아들이어서 남동생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과 최 수사과장도 직접 관련의혹을 부인했고, 강남세브란스 병원도 무변별한 의혹에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A씨 측 정병원 변호사(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A군의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명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A군의 아버지 직업도 유력인사와 거리가 멀고 A군의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초서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어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보다는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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