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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경찰서 A 과장은 지난달 30일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 서울경찰청의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 A 과장은 함께 일하던 부하직원을 직급이나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출생년도의 십이간지 띠에 해당하는 동물로 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부하 직원에게 “너는 하는 일이 없다”며 폭언과 실적 압박을 주었다는 제보도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찰서의 경무과장은 “갑질이 있었는지 대기발령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부하직원과 해당 과장의 분리 등 사후 조치를 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부하직원의 내부 진정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갑질을 겪은 직원은 1명이 아니라 2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건 맞지만 징계수위 등 상세 내용은 감찰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혹이 제기된 A 과장은 “진정을 넣은 사실에 대해 알고 있고, 지금은 몸이 안 좋아 병원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부하직원을 십이간지 동물로 불러 모욕감을 준 사실에 대해서는 “사무실에 쥐가 나와 쥐덫을 놓았는데, 직원들과 이것을 쫓는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적 압박과 관련해선 A 과장은 “지난달 관내 업무 관련 사망사고가 10건가량 발생했는데 직원들이 제대로 안전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 판단하고 조금 나무란 것”이라며 “서로 열띤 토론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본인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한다”고 했다. A 과장은 또 “진정을 넣은 직원과 앉아 ‘하하호호' 웃으며 대화를 나눴고,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앙금을 풀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내부적으로 갑질신고센터를 개설해 2018년 11월 1일부터 운영 중이지만,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갑질’, ‘괴롭힘’ 신고는 총 106건이다. 그중 34건이 징계나 주의 대신 ‘불문(不問)’ 처리로 마무리됐고 정직3개월은 1건, 정직 1개월은 2건이었다.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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