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폐경 찾아오면 폐 기능 점점 나빠져…관리 필요”

강북삼성·삼성서울병원·존스홉킨스대, 국내 폐경 여성 4만여명 분석

폐 기능 이상 유병율, 폐경 초기 1%에서 머물다 후기 13%로 증가

“폐활량도 감소…꾸준한 유산소 운동‧정기적인 검진으로 관리해야”

여성에게 폐경기가 찾아오면 폐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폐경기 여성은 폐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폐경 초기에는 1%에 머물던 폐 기능 이상 유병률이 후기에는 13%로 커지기 때문에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폐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류승호 코호트연구센터 소장, 삼성서울병원 박혜윤 호흡기내과 교수와 조주희 임상역학연구센터장, 존스홉킨스대학 홍연수 박사로 구성된 연구팀은 국내 폐경기 여성 4만3822명에 대해 폐경에 따른 폐 기능 변화를 추적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65세 이하 여성을 대상으로 폐경 전과 폐경 초기, 폐경 후기, 폐경 이후에 폐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폐경 이 외에 폐 기능에 영향을 줄 만한 별다른 요인이 없었음에도 폐경 그 자체로 폐 기능이 나빠지는 경향이 확연했다.

폐경 이전을 기준으로 폐 기능 이상 유병률을 평가하자 폐경 초기 1% 머물다 후기에는 13%로 증가했다.

또 폐활량 등 폐 기능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였다.

폐의 유연성이 떨어져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능력이 저하되는 제한성 환기 장애 유병률을 폐경 이전과 비교 측정한 결과 폐경 초기엔 2%, 후기 18%, 폐경 이후 15% 더 높았다. 제한성 환기 장애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건 폐활량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호르몬 변화’를 지목했다. 여성 호르몬의 한 종류인 에스트라디올은 일반적으로 항염증 작용을 하는데 폐경 후 이 호르몬의 수치가 떨어지면서 폐 조직의 염증을 불러왔을 것으로 풀이했다.

이와 함께 폐경 후 복부 비만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이로 인해 흉부와 횡격막의 움직임이 제한돼 숨쉬기가 어려워진 것도 이 같은 폐 기능 저하의 이유로 꼽았다.

연구팀은 “폐경은 자연스러운 인체의 변화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 슬기롭게 넘어가야 한다”며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폐경기 폐 건강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미 폐경학회(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의 국제학술지 ‘폐경’(Menopaus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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