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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코로나19로 불안한데 AI 인체감염 지속 발생…‘불안감’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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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년 러시아·중국·캄보디아·라오스 등서 인체 감염 발생

중증 발전 가능성도…사람 간 전파 확률 낮아 대유행 위험 적어

국내 발생 사례 없어…AI 토착화‧인체감염 지속 발생 불안 요인

세계일보

중국 양계농가에서 조류독감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모습. 연합


최근 해외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인체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런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AI의 인체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AI가 가금류 사육 시설을 중심으로 발생이 늘어나는 데다 인체에 감염되면 증상이 중증에 이를 가능성도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방역 당국에 따르면 AI의 인체감염증은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보고된 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진행 중이던 2020~2021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인체 감염이 발생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가금류 농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AI A형의 아형인 H5N8형의 인체감염증 사례가 보고됐다. 확진자는 여성 5명, 남성 2명 등 총 7명으로 감염된 조류와 직접 접촉하거나 집단 서식지에 노출된 경우였다. 다만 확진자 7명과 가족들에게서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 2020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중국과 라오스에서 각각 6건과 1건씩 H5N6형의 인체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H5N6형은 2014년 이후 중국에서만 발생하다가 처음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보고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대부분의 인체 감염 사례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거나 조류와 밀접 접촉한 경우였다.

심각한 것은 H5N6형이 인체에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과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7건의 사례 중 5건이 중증의 임상 증상을 보였고 3명이 사망했다.

H9N2형은 중국에서 25건, 캄보디아에서 1건이 보고됐다. N9N2형은 1998년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인체 감염 사례가 나온 뒤 홍콩, 방글라데시, 인도, 오만, 파키스탄, 이집트, 세네갈 등에서 발생 보고가 있었다. 26건의 사례 중 25건은 경증의 증상을 나타냈지만 중증으로 발전한 사례도 1건 있었다.

AI 인체감염증은 현재까지 사람들 사이의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감염자의 대다수는 감염된 조류와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 경우였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처럼 AI가 빠르게 확산될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AI가 매년 야생조류의 이동에 따라 세계 각국 가금류 농장에 풍토병처럼 발생하고 있는데다 인체 감염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AI의 변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H5N6형 처럼 중증도와 치명률이 높은 아형이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또 AI 인체감염증은 임상 증상에 기반한 진단이 쉽지 않고 감염 초기 진단은 더욱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감시 체계가 철저히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AI의 인체감염증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하지만 국내 가금류에서 AI가 발생하거나 해외여행객 등을 통해 병원체가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체 감염시 위험도가 높은 H5N6형은 국내 가금류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AI 인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축산 농가나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발생지역 방문시 소독 조치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야생조류와 가금류 등 사체와의 직접 접촉을 피해야 하고, 손을 자주 씻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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