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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뉴요커 마인드] 첫 아시안 뉴욕시장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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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금 어느 나라 어느 도시가 안 그렇겠느냐만, 특히 뉴욕은 현재 회복과 몰락의 갈림길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 동안 미국 전역의 집값이 끝모르고 오르는 가운데 유일하게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은 떨어졌고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도심은 비어갔다. 그러던 뉴욕이 이제 겨우 백신 보급으로 소생의 숨을 쉬고 있다.

경향신문

이채린 자유기고가


더블라지오 시장은 7월1일부터 뉴욕을 완전히 정상화한다고 선언했다. 절반까지 허용하던 식당과 심야 바도 다 채우고 브로드웨이와 경기장도 모두 재개장한다. 재택근무자들은 다시 오피스로 출근하고, 심지어 무료백신을 맞혀준다며 관광객까지 유혹한다. 그런 가운데 시장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진짜 시장 선거는 11월이지만 6월22일 민주당 경선 당선자가 시장이 될 것이 거의 확정적이기에 사실상 6월이 결정의 달이다.

현재 후보는 13명으로 아시안인 앤드루 양, 흑인인 에릭 애덤스와 마야 와일리, 백인인 캐서린 가르시아, 스콧 스트링거, 숀 도너번 등이다. 최근까지 앤드루 양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며 선두를 달리다 지난 5일 조사에서 2위로 밀려났다. 대만계인 앤드루 양은 테크기업들의 무인자동화에 매긴 세금으로 사람들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공한다는 공약을 통해 지난 대선후보로 전국적 지지도를 높였다. 팬데믹으로 지친 뉴요커에게 긍정적이고 유쾌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빠른 뉴욕 재개방과 뉴욕 버전의 기본소득을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로 부상한 경찰 출신의 브루클린 구청장 애덤스는 치안과 공평을 강조하고, 인권 변호사인 와일리는 인종차별 철퇴를 들고나왔다. 블룸버그와 더블라지오 아래에서 일하며 행정력을 인정받아온 가르시아는 인기가 높지 않고, 강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뉴욕시 감사관 스트링거는 며칠 전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계인 아트 창도 후보이지만 가능성은 적다. 코로나19에 경제약화, 아시안 증오범죄 등으로 지친 뉴욕시민들은 새 시장에게 기대하는 것으로 경제활성과 영업재개, 코로나 극복 그리고 치안을 최근 조사에서 우선순위로 꼽았다.

시장 선거 투표율 자체도 원래 그리 높지 않은 데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되고 팬데믹까지 겹쳐 시장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적은 편이다. 현재 재택근무자가 많고 오가는 사람들이 적으니 전철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전통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다. 이런 와중에 후보는 13명이나 되고, 1명이 아닌 5명까지 순위를 매기는 순위선택투표제(Ranked-choice voting)라는 새로운 방식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이모저모로 쉽지 않은 선거다.

미국 도시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고 예산이 높은 메트로폴리스 뉴욕. 기로에 놓인 이 도시의 110대 시장은 전통적인 리더가 좋을까, 아니면 이런 종말론적인 상황에서 그간의 고인 물을 흔드는 리더가 좋을까. 앤드루 양이 최초의 아시안 시장이 되길 같은 아시안으로 은근히 바라보지만, 에릭 애덤스가 된다면 1989년 데이비드 딘킨스에 이어 두번째 흑인 시장이 된다. 대부분의 뉴요커들이 투표를 할지 말지 누구를 뽑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이번 목요일부터 후보자들의 토론회가 시작된다.

이채린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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