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佛 자전거 산업, 자전거 부품 공급난 속 재기 가능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세기 프랑스 자전거 부품 제조 폐업 이후 해외로 이전

일본·대만 등 亞 제조사 높은 의존도로 부품 수급난 심화

뉴스1

지난달 24일 알프스 산에서 지역 주민들이 산악자전거를 타는 모습. © 정경화 통신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르노블=정경화 통신원) = 전 세계 자전거 부품 수급난 장기화로 프랑스 자전거 조립·판매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자국의 자전거 생산·기술 시설 이전을 위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로 이전돼 사라졌던 프랑스 자전거 제조업이 다시 호황기를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의 전기 자전거 시장은 자동차의 대안으로 급속도로 성장해 오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대중교통의 대체 수단으로 자전거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 자전거 협회는 지난 해 자전거 이용 빈도가 시내권에서 30%, 외곽에서는 16%씩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요 호조에도 프랑스 자전거 산업 관련 업체들이 부품 수급난으로 일 년째 조립과 배송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해 오고 있다. 지난 2월 현지 BFMTV 방송은 이 같은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 자전거 판매업체 르 벨로 마드(Le Velo Mad) 설립자 기욤 아드리앙센은 BFMTV 인터뷰에서 "배송 가능한 자전거 재고가 있지만, 아직 바퀴를 조달 받지 못해 대체 부품을 찾고 있는 중이다.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은 오늘 주문해도 내년 초에나 배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뉴스1

그르노블 인근 데카트론 매장에 자전거가 진열되어 있다. © 정경화 통신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전거 조립은 퍼즐처럼 일부 부품이 없으면 자전거를 완성할 수 없다. 자전거 프레임, 브레이크 레버과 같은 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납품업체는 많이 있지만, 기어 변속장치와 카세트 스프라켓과 같은 전동장치와 모터나 배터리 같은 전기 자전거의 핵심 부품들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생산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일부 국가 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유럽 기업들이 자전거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핵심 부품 생산량을 세계 시장에서 50% 넘게 생산하는 일본 그룹 시마노(Shimano)가 자전거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향후 공급 과잉을 우려해 생산량을 증대하지 않고 있는 것이 결정적 이유라고 관련 업체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달 이제르 지역 매거진(Isère Mag)은 20세기 사이클리스트의 천국인 동남부 알프스 산자락 이제르 주(州)에 자전거 제조업체들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1918년 설립돼 연간 3만 5천 대의 자전거를 생산한 리베리아(Libéria)와 산악 자전거를 발명해 비약적인 성장을 한 바리오(Vario)가 소개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제조업들은 다른 그룹에 매수돼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됐다. 현재 바리오는 대만에서 자전거가 생산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이제르 주 소재 타임 인터내셔널(Time International) 자전거 업체가 스램(SRAM) 미국 그룹에 매입돼 공장들이 모두 슬로바키아로 이전됐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제르 주 자전거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르 매거진은 자전거 제조업체인 시클르 다니엘 카탕(Cycle Danier Cattin)을 매입한 파비앙 보네와 비수기인 겨울에도 휴식이 없을 정도로 바쁜 맞춤형 조립식 자전거 일인회사 에델바이크(Edelbikes)를 그 사례로 소개했다.

뉴스1

프랑스 최대 자전거 조립 공장 MFC(Manufacture Française du Cycle)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자전거 기술·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다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EMC2 경제일간은 지난 6일 전했다. 정부가 작년 10월 자국의 최대 자전거 조립 공장(Manufacture Française du Cycle)에 Δ친환경 기술 Δ자전거 부품 도색의 개발 Δ프랑스산 자전거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1억 9천 만 유로(약 2569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MFC의 연간 자전거 생산량은 2013년 13만 대에서 2019년 40만 5천대까지 증가한 바 있다.

프랑스 스포츠·자전거 산업 연맹(Union Sport & Cycle) 회장 제롬 발렁탕도 지난달 9일 현지 방송 BFMTV와의 인터뷰에서 "3년 안에 자전거 프레임을 유럽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프랑스내 프레임 제조업자는 40명이다. 연간 프레임 생산량은 4천 개에 불과하지만, 동유럽과 포르투갈의 자전거 생산 업체의 전례에 비춰볼 때 일단 프레임 생산 시설을 유럽으로 이전하면 다른 부품 제조업체들도 따라올 것이라는게 그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프랑스 자전거 제조업이 가격도 저렴한데 자전거 핵심 부품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품질을 보유한 일본·대만 업체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다.
kyunghwa87@gmail.com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