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특수 소재 생산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소재를 중심으로 생산설비를 늘리고 원료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국산화에 성공한 '자이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 상업 생산을 최근 시작한 뒤 국내 관련 기업과 함께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고객사를 확보할 경우 이르면 내년에는 한화솔루션이 만든 XDI가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급 광학 렌즈 원료로 사용되는 XDI는 일본 미쓰이케미칼이 독점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시장 규모는 미쓰이케미칼의 연간 생산량인 5000t이며 t당 수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광학 렌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1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2025년 15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XDI 기반 렌즈 시장은 현재 수천억 원 규모지만 XDI가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자제품 포장 필름 등으로도 활용된다면 시장 크기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XDI와 함께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생산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TDI는 폴리우레탄의 원료로 건축 단열재, 의자, 자동차 시트, 고무접착제, 페인트 등을 만들 때 주로 활용된다. TDI 생산을 위해서는 원료가 되는 '질산염'이 필요하고, 중간 단계 물질인 '질산유도품(DNT)'을 생산해야 하는 등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아 기업들이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분야로 꼽힌다. 국내에서 TDI를 생산하는 기업은 한국바스프와 한화솔루션, OCI에 불과하다.
TDI는 지난 1월 미국 텍사스 한파 영향에 따라 미국 플랜트 셧다운과 함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현재 TDI 가격은 t당 2250달러(약 25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0% 급등했다.
한화솔루션은 TDI 생산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난 3월 TDI의 원료가 되는 DNT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용지를 물색하고 있다. 연간 18만t에 달하는 DNT를 생산하기 위해 16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DNT의 원료가 되는 '질산염'은 (주)한화에서 공급받기로 하면서 소재 확보부터 생산까지 그룹 내에서 모두 가능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솔루션의 연간 TDI 생산능력은 150만t으로 글로벌 10위에 달한다.
[원호섭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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