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 작가, 평화운동가였던 토머스 머튼(1915~1968·사진)은 현대의 대표적인 영적 스승으로 꼽힌다. 프랑스 태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하고 미국 켄터키 겟세마니 수도원에서 수도자로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는 특히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종교 간 수도승의 대화 등 종교 간 소통에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삶과 사상을 다룬 책 '토머스 머튼의 수행과 만남'(분도출판사)이 출간됐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사제인 박재찬이 쓴 이 책은 종교 간 한계를 넘어선 머튼의 사상을 다룬다.
머튼은 아시아의 종교 전통과 수행 방식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다양한 불교 수도승들을 직접 만나면서 수행을 통한 내적인 변혁은 결국 하나임을 깨달았다. 그가 만나고 교류한 아시아의 수도승 중에는 달라이 라마도 있었는데, 그는 머튼의 겸손과 영성에 감명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머튼은 선의 깨달음, 힌두교의 삼매, 도교의 무위, 그리스도교의 하느님과의 일치 등이 표현만 다를 뿐 결국 목표는 같다고 봤다. 그 목표는 '궁극적인 자기초월'이나 '자기변혁'이다. 머튼은 이렇게 말했다. "수도 생활에서 본질적인 것은 건물이나 수도복에 내장되어 있지 않으며, 꼭 규칙 안에 끼워 넣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철저한 내면의 변형과 관련된 일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수도사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사람이 되는 내적 변형의 경험을 가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것은 아시아 승려 등이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와 많이 닮아 있다. "자신의 종교에서 영적 성숙에 도달한 자는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기보다 오히려 배우고자 한다. 그들은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신의 종교가 더 풍성해지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