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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마지막 남은 돌고래 화순이를 구해주세요" 시민단체들 범국민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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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주 마린파크에 혼자 남아있는 돌고래 ‘화순이’를 구해주세요.”

시민단체들이 제주도 서귀포시의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돌고래 화순이를 구조하기 위한 범국민 캠페인을 시작한다. 최근 8개월 동안 돌고래 3마리가 잇달아 폐사한 마린파크에서 홀로 남은 돌고래 역시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제주도에 바다쉼터를 만들어 화순이를 포함해 위험에 처한 해양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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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의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에 혼자 남아있는 큰돌고래 화순이(붉은 원 안)의 모습.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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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등 16개 단체는 7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린파크의 조건 없는 돌고래 방류와 해양수산부의 바다쉼터 조성을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마린파크 폐쇄와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국민 청원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제주도 서귀포시가 지역구인 위성곤 국회의원, 현길호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장을 면담하고 공무원, 전문가, 사육사,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는 ‘화순이 방류위원회(가칭)’를 만들어 화순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다.

시민단체들이 캠페인에 나선 것은 화순이 역시 다른 돌고래들처럼 폐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린파크에서는 지난해 8월 ‘안덕이’를 시작으로, 같은해 9월 ‘달콩이’, 지난 3월 ‘낙원이’가 폐사하면서 현재 마린파크에 남은 돌고래는 화순이뿐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좁은 수조에서 같이 지내던 돌고래들이 짧은 기간에 차례차례 폐사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탓에 화순이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화순이의 건강 상태도 그리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짧은 시간 내에 같이 생활하던 동료들의 죽음을 잇따라 경험한 데다 여전히 체험 프로그램에 이용되고 있다 보니, 사회적 동물인 돌고래의 특성상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체험시설은 총 8마리의 돌고래를 사육했는데 이 가운데 7마리가 폐사했다.

화순이는 매년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돌고래들을 학살·포획하고 있는 일본 다이지(太地)에서 잡혀온 큰돌고래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들은 국내 연안에 방류하는 대신 제주에 바다쉼터를 조성해 보호하면서 여생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해양수산부도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용해 앞으로 2~3년 안에 수족관 돌고래들이 지낼 수 있는 돌고래 바다쉼터를 만들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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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바다쉼터 후보지로 제시하고 있는 제주 성산읍 내수면 일대 바다의 모습.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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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내수면 일대의 통밭알이라 불리는 연안 지역을 화순이가 지낼 수 있는 바다쉼터 후보로 거론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당 지역은 자연상태가 거의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절대보전지역이자 공유수면”이라며 “특히 내수면 지역이라서 태풍이나 거센 비바람이 불어도 비교적 잔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또 “갑문을 통해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해수가 계속 유통되고, 갑문에 그물을 설치해 돌고래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면 돌고래 유출에 따른 생태계 교란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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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바다쉼터 후보지로 제시하고 있는 제주 성산읍 내수면 일대(붉은 원 안).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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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돌고래를 보유하고 있는 수족관은 모두 7곳이며 지난달 기준으로 26마리의 돌고래가 사육되고 있다. 제주 연안에서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들은 모두 고향인 제주 바다에 방류됐지만 일본이 고향인 큰돌고래들은 여전히 수족관에 남아있다. 화순이나 현재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보호 중인 대니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니는 과거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에 이용했던 큰돌고래 태지의 바뀐 이름이다.

시민단체들은 “화순이가 바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마린파크가 먼저 조건없이 화순이의 방류를 약속하고,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시셰퍼드코리아, 정치하는엄마들, 제주녹색당, 제주동물권연구소, 제주동물사랑실천 혼디도랑, 제주환경운동연합,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DxE 야생동물 소모임 등이 참여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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