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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프랑스의 투표권 확대에 누벨칼레도니 소요…4명 사망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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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에서 프랑스 정부의 선거제 개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프랑스 정부는 현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누벨칼레도니에서 3박4일간 이어진 소요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전날 국제공항과 항구에 군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주동자로 의심되는 5명을 가택연금하고, 폭동에 가담한 200여명을 체포했다. 또 질서 회복을 위해 경찰과 헌병 등 법 집행관 약 1800명을 동원했고, 500명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누벨칼레도니에서는 지난 13일 밤부터 선거권 조항 개정과 관련해 유혈 소요 사태가 이어지면서 전날까지 헌병 1명과 원주민 카나크족 3명 등 4명이 숨졌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오전 5시부터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기간엔 집회와 이동, 주류 판매 등이 제한되고, 가택연금과 수색에 대한 당국 권한이 확대된다. 프랑스가 본토 밖 프랑스령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 정부가 유권자를 확대할 목적으로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방향으로 관련 조항 개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원주민 카나크족은 이 정책이 원주민 입지를 좁히고 친프랑스 정치인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카나크족은 전체 인구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태가 격화하자 전날 노르망디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긴급 안보회의를 주재하며 유혈 사태가 확산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1853년 누벨칼레도니를 점령하고 죄수 유배지로 사용해오다 1998년 이후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이양했다. 현지에서는 2018년과 2020년, 2022년 3차례 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독립 반대표가 더 많았지만, 이번 시위를 주도한 카나크족은 분리·독립을 지지한다.

누벨칼레도니는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지로 국내에 알려져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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