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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성장률 장밋빛 전망에도 고용한파 안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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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1.6% 깜짝 성장에

경제연구기관들 연 4% 낙관

취업자는 11만명 증가 예상

작년 사라진 22만개의 ‘절반’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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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자동화 도입 빨라져
회복 못하는 업종 나타날 것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1.6% 깜짝 성장하면서 ‘연간 성장률 4%대’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반면,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사라진 22만개 일자리의 절반 수준인 10만명 안팎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용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28일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의 올해 취업자 수 증감치 전망을 종합해보면 약 10만명 선으로 집계된다. 연간 경제성장률 4.0%를 제시한 LG경제연구원은 취업자가 11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 3.5%를 제시한 현대경제연구원은 19만명 증가를 예상했다. 지난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전문가 경제전망 설문조사’는 올해 한국 경제가 3.1% 성장하지만 고용 증가는 5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은 각각 3.0%, 3.2%, 취업자 수 증가분은 8만명, 15만명가량으로 예상했다.

이들 기관의 전망치는 평균 11만명 수준으로, 전년 취업자 수 감소치인 약 22만명을 한참 밑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고용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1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6개월 걸린 데 비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고용한파가 걷히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이전 경제위기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이처럼 고용 회복이 더딘 이유는 취업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면 서비스업종에 피해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도·소매업(16만8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8000명) 등에서 일자리 감소세는 지속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해 가을 대유행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구글의 이동성 지수 등을 보면 활동량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며 “그럼에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키오스크(무인주문기) 등 자동화 도입 속도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기업 설비투자 계획조사를 보면 올해 자동화 설비투자는 1년 전에 비해 8.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소상공인 사업장 2만3000곳에 서빙로봇, 온라인 비대면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예산 220억원을 지원한다. 무인점포 운영이 가능한 스마트 슈퍼도 올해 8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끝나도 일자리가 다시 회복하는 업종과 회복하지 못하는 업종으로 극명하게 나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항공·여행업은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빠르게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화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양극화 심화도 우려된다. 한은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운 관리·전문직 등 고숙련 근로자와 청소·간병 등 임금이 낮아 기계로 대체하더라도 비용 절감이 크지 않은 저숙련 근로자에 대한 노동수요만 증가해 임금 불평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위원은 “기존 기업은 일자리를 유지하기도 벅찬 상황”이라며 “신생기업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과 함께 이들에 대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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