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연일 경쟁 주자들 맹공…1위 압박할 2위 선점 노려
이낙연, 5월부터 ‘신경제·신복지’ 제도 등 정책으로 차별화
친문계 당심 호소는 비슷…박용진 등 ‘다크호스’ 출마 변수
5·18 묘역 참배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2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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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권 대선 주자들 간의 ‘2위 싸움’이 불붙기 시작했다. 정 전 총리는 ‘저격수’로 변신해 다른 주자들을 맹공하고 있고, 이 전 대표는 정책적 면모를 강조하면서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1강 체제’가 계속되고 있고 ‘친문(재인)계’의 지지 후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확연한 2위’로 치고 올라가는 주자가 이 지사와 1 대 1 구도를 만들고, 이는 ‘역전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다음달 2일 전당대회 이후 대선 경선 정국이 본격화하면 2위를 향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위권’ 주자들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사는 정 전 총리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이지만 연일 경쟁 주자들을 맹공하고 있다. ‘러시아 백신 도입’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향해선 “그분이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왔던 것 같다”고 작심 비판했고, 야권 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강적은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경쟁자인 이 전 대표에 대해선 “살아온 궤적도 다르고 이력도 다르다”며 “나는 경제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총리의 달라진 모습 뒷면에는 2위 선점 전략이 엿보인다. 3~4%로 지지율이 낮지만 ‘홍보전’을 강화해 이 전 대표를 제치고 2위에 오르겠다는 복안이다. 한 측근 의원은 28일 통화에서 “코로나19 관리 경험과 과감한 민생·경제 행보를 강하게 보여준다면 1위를 압박할 2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 조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대성전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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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권토중래’에 나선다. 10일쯤 자신의 정책 싱크탱크 심포지엄을 열고 ‘신경제·신복지’ 제도 등 ‘이낙연표 대선 공약’ 벼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미 지지율은 바닥을 칠 대로 쳤다’는 인식에 따라 묵묵히 정책·공약을 준비하는 ‘정공법’을 택한 모습이다. 이익공유제 등 코로나19 불평등 해소 정책 등을 처음으로 고안해내 호평을 받은 것도 강점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는 내용의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환영을 표하면서 “복지나 주거, 교육 정책도 다양한 가족 형태에 맞춰 재정립해야 한다. 신복지제도에서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항하는 ‘신복지제도’를 이낙연표 정책으로 밀겠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정책과 비전 등 ‘포지티브한 차별화’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주자 모두 ‘친문’ 중심의 ‘당심 호소’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비문계로 분류되는 ‘이 지사 대항마’를 자처하면서 친문계에 지지를 호소하는 식이다. 이 지사가 현재까지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친문계 지지 여부는 완벽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계산에서다. 정 전 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정권 재창출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완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사석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2위 경쟁의 ‘변수’도 있다. 박용진 의원 등 당내 ‘다크호스’ 대선 주자들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경우 2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선 시간표’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 경선이 예정대로 오는 9월에 치러지지 않고 코로나19 백신 수급 등으로 인해 집단면역 완성 예상 시점인 11월로 연기되면 현재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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