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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생산단가에 상용화 늦어지는 자율주행 코로나 방역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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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방역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자율주행 모듈 등의 부품 가격 문제로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지난해 자체 개발한 방역로봇 ‘에이드봇(AIDBOT)’도 최근 이런 이유로 상용화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KIST 관계자에 따르면 KIST 연구팀은 에이드봇을 공공기관·병원·학교 등에 보급하기 위해 올해 4월 기술이전을 목표로 다수의 로봇, 살균기 업체들과 논의를 해왔지만, 현재 일시 보류된 상태다. 업체들이 적절하다고 보는 생산단가를 맞추기 힘들었다고 한다. 방역로봇은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이나 소독약을 분사하기 때문에 자율주행과 주변환경 인식 기능의 탑재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 상용화를 위한 가장 큰 극복 과제가 된 것이다.

KIST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자율주행 모듈을 만드는 데만 약 2000만원이 들고, 에이드봇 시제품의 순수 재료비는 5000만원 수준이다”라며 “반면 업체들은 생산단가가 1000만원대로 떨어져야 200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양산 제품의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고, 기능을 단순화하거나 부품 가격을 낮춘 모델 개발 등을 통해 기술 이전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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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봇이 소독약을 분사하는 모습. /KIST 제공



에이드봇 시제품은 지난해 11월 공개됐다. 당시 연구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에서 제조·물류 현장에서 쓰이던 로봇을 개조한 방역로봇이 등장하고 있지만 준비기간이 짧아서 기능이 제한적이다”라며 “에이드봇은 AI를 탑재해 자율주행, 목표 자동인식, 돌발상황 대처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에이드봇은 사람 크기의 원통형 몸체를 가졌다. 머리에 달린 눈(카메라)은 사람, 벽, 장애물, 낮과 밤 등 주변 환경을 감지한다. 문손잡이와 같이 사람의 손 접촉이 특히 잦은 물체들을 구별해 소독 시간과 양을 늘린다. 사람이 다니는 낮에는 로봇의 헤드부에서 소독약을 분사하고, 사람이 없는 밤에는 몸통에 달린 광원으로 자외선을 내뿜는다. 일반적인 방 하나 크기의 실내 공간을 소독하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상시 방역을 해주는 제품으로 기대받고 있다. 현재는 KIST 본원에서 시제품 1대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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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가 자율주행 모드로 병원에서 이동 중인 모습.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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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자율주행 방역로봇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율주행 방역로봇의 생산단가는 모두 5000만~1억원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사람의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자외선 소독 등이 가능한 5G 복합 방역로봇 ‘키미’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발표했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지원 사업’에 참여해 파트너십을 맺은 용인세브란스병원에만 도입됐기 때문에 아직 시범 사업에 가깝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용인세브란스병원 외 키미의 공급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기관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포스텍(POSTECH)도 지난해 4월 자율주행 방역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기술이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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