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전날 총격 가해 2명 사망
지난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얀마 사태 관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 둘째)이 폭력 사태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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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미얀마 군부가 한 ‘즉각적 폭력 중단’ 등 합의가 사흘 만에 백지화 위기에 놓였다. 미얀마 군부는 합의 뒤에도 총격을 이어갔고, 27일(현지시각)에는 “상황이 안정된 뒤에” 이를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관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상황이 안정된 뒤 (아세안의) 건설적 제안을 주의 깊게 고려할 것”이라며 “이 제안들이 군정이 내건 로드맵을 촉진하고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국제 정상회의에서 한 합의에 대해 ‘상황 안정’과 ‘국가 이익’이라는 조건을 단 것으로, 사실상 미얀마 군부가 자신들 편의대로 하겠다는 것을 공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 정상들은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항에 합의했다.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 중단 △평화적 해결 위한 대화 △아세안의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특사와 대표단 방문 등이다. 회의에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이 참석해 무게가 실렸지만, 합의 이행에 강제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아세안 합의 이틀 만인 26일 미얀마 군경은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했고, 시민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는 26일 저녁 만달레이 세인판구에서 한 노점상이 군경의 총격에 숨졌고, 남부 다웨이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한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두 사람이 군경의 총격에 각각 다리와 팔을 맞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한 미얀마 누리꾼은 “이것이 아세안 합의에 대한 민 아웅 흘라잉의 대답”이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사이 전투도 확대되고 있다. 카렌민족연합(KNU)의 군사조직인 카렌민족해방군(KNLA) 5여단은 27일 새벽 타이(태국) 국경과 접한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급습해 점령했다. 이날 전투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반군 사이에 벌어진 전투 중 가장 치열한 것 중 하나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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