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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투기판 되어가는 가상화폐 시장…거래소는 조단위 수익 [株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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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하루 거래대금 21조, 한달새 80%↑

마이너 알트코인 네 자릿수 변동률 기록

거래대금 급증에 거래소 실적만 급등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직장인 최우진(30·가명) 씨는 전 재산을 투자한 가상자산 폭락에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그는 투자 커뮤니티를 보고 ‘매일 4%씩 상승한다’는 말에 혹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Alternative+Coin) ‘얼랏코인’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 코인은 하루 만에 90%가 폭락했고 최 씨는 투자금 1500만원 중 100만원만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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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투자 자금이 국내외 증시에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자 가상화폐가 투기 시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들 돈을 버는데 나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단기 고수익 추구 심리를 부추기며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14개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216억3125만 달러(25조4513억원)이다. 이 가운데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실명계좌를 확보한 국내 4대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88억4876만 달러(약 21조653억8천만원)로 전체 거래대금의 83%를 차지했다. 4대 거래소의 한 달 전 24시간 거래대금은 11조6940억원으로 한 달 새 약 80% 가까이 폭증했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는 국내 증시의 에너지를 압도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올해 1월 17조2994억원에서 2월 12조1609억원, 3월 9조4261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은 알트코인이 이끌고 있다. 통상 대장격인 비트코인을 제외하고 알트코인은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인 이더리움, 송금에 활용되는 리플 등 메이저 알트코인은 기술적으로 검증된 가상화폐로 인식된다. 약 9000여개에 달하는 나머지 마이너 코인들은 철저히 투기적 가상화폐로 평가받는다.

알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으로 사실상 투기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은 3개월간 약 72% 상승했으나 이름도 생소한 마이너 알트코인 ‘메디블록’의 상승률은 3582%에 달한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칠리즈(2949%), 메타디움(2615%), 스톰엑스(2489%) 등 마이너 알트코인은 네 자릿수 폭등세를 기록했다. 이에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비트코인 도미넌스’ 역시 올해 초 약 70%에서 최근 약 50%대로 떨어졌다.

한 가상화폐 투자자 박성수(34·가명) 씨는 “마이너 코인 투자는 계층사다리가 끊어진 상황에서 목돈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월급만 받아선 서울에 있는 집을 살 수가 없다. 남들 다 돈을 벌고 있는데 나만 아무 것도 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해외와 달리 국내 거래소에서 마이너 알트코인 거래량이 제일 많은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백서와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 없이 싸기 때문에 사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 역시 “마이너 알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한마디로 도박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급증 속에 주식 거래보다 높은 가상화폐 거래소 수수료를 받는 가상화폐 거래소만 홀로 웃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작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477억원이었으며, 올해는 조단위 수익까지도 점쳐진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수수료는 현재 원화마켓 0.05%, 비트코인을 화폐로 거래하는 BTC 마켓은 0.25% 수준이다. 평균 주식 거래 수수료인 0.015%에 비해 7배 가까이 높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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