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맥라렌 차량의 보복운전, 욕설로 피해를 입었다는 차주 A씨가 공개한 CCTV 사진. /커뮤니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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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부산 해운대의 한 삼거리에서 BMW 미니 차량 운전자가 수퍼카 브랜드 ‘맥라렌(McLaren)’ 운전자로부터 ‘거지’ ‘X차’ 등의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졌다. 그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해운대와 인접한 부산 연제경찰서에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탄 운전자로부터 ‘거지 XX’라는 폭언을 들었다'는 국산 차 차주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고급 차 갑질’ 논란이 부산, 특히 해운대에서 잇따라 벌어지는 건 우연이 아니다. 국토부 차량 등록 통계를 분석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를 통해 2019~2020년 1억원 이상 승용차의 신규 등록 현황을 확인한 결과, 부산 해운대구는 전체 등록 차량 중 1억원 넘는 고가(高價) 승용차 비율이 13.7%로, 한국 최고 부촌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7.2%)와 서초구(5.5%)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승용차 숫자도 해운대구는 3763대로, 강남(2313대)·서초(1645대)보다 많았다. ‘해운대에선 제네시스는 그냥 국민차고, 벤츠·BMW 최고급 세단 정도는 돼야 고급 차 축에 든다’는 말이 나올 만큼 해운대에는 고급 차 차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에 유독 고급 차가 많은 이유에 대해 한 외제 차 업계 관계자는 “부산 부자는 해운대로 간다는 말이 있다”며 “해운대 일대엔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뿐만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 오너들이 많이 산다”고 말했다. 돈 많은 서울 부자들이 해운대에 ‘별장’을 마련한 뒤 인근 수입 차 전시장에서 고급 차를 샀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해운대엔 해변 길을 따라 롤스로이스·페라리·마세라티 등 고가 수입 차 전시장이 즐비하다. 최고급 수공 승용차 벤틀리 해운대 매장은 2017년 판매 실적이 ‘오일 부호’들의 도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이어 전 세계 2위였다. 벤츠는 2014~2018년 국내 ‘판매왕’이 해운대 지점에서 나왔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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