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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 4명이 시흥 땅 ‘지분 쪼개기’…같은날 다른 직원은 옆땅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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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부등본·토지 대장 떼보니

한 필지를 2명이 33.3%씩 소유

다른 2명은 16.7%씩 지분 나눠


한겨레

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 본사. L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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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직원들이 광명·시흥 새도시 지구 지정 전 100억원대의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들의 토지거래 내역을 보면 직원들끼리 토지를 쪼개서 소유하거나 거래금액의 대부분을 대출로 마련하는 등 토지 보상금 등을 노리고 투기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겨레>가 3일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시흥 새도시 지구로 지정된 10개 필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살펴보니, 엘에이치 직원이 동료 직원 또는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과 함께 농지를 공동 소유하고 있거나,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시기에 2개 필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ㄱ답(3996㎡)을 보면, 이 필지는 지난해 6월3일 엘에이치 직원 4명이 공동으로 매입했다. 직원 2명은 토지의 33.3%씩을 소유했고, 나머지 직원 2명이 16.7%씩 토지를 사들였다. ㄱ필지가 거래된 날 엘에이치 소속 또 다른 직원 ㄴ씨는 지인으로 추정되는 ㄷ씨와 함께 ㄱ필지와 인접한 ㄹ답(2739㎡)을 사들였다. ㄱ답과 ㄹ답의 거래 전 소유자는 동일하다. 한 사람이 보유했던 두 필지를 엘에이치 직원 다섯명과 지인 1명이 하룻밤 사이에 사들인 셈이다.

한 필지를 7명이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엘에이치 직원 5명과 직원 가족으로 추정되는 2명이 과림동 5000㎡가량의 토지를 각각 나눠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2월 10~20%씩의 토지를 나눠 매입했다. 이들 소유한 토지 중 한 곳(1407㎡)의 경우, 지난해 1월 기준 제곱미터당 개별공시지가는 31만8600원이었는데, 6개월 만인 지난해 7월엔 34만5000원으로 8%가량 올랐다. 시흥시 무지내동의 ㅁ전(5905㎡)의 경우 직원 2명이 거주지가 동일한 2명과 함께 토지를 쪼개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땅을 사들인 것이다.

토지 매입대금의 상당 부분을 금융기관 대출로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15억1000만원에 거래된 ㄱ답지의 경우,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은 11억4000만원가량이었다. 통상 대출액의 120%가량을 채권최고액으로 잡는 점을 고려하면 매입대금의 63%가량은 대출로 마련한 셈이다. 전체 거래로 따져보면, 10개 필지 매입대금인 99억4500만원 중 58억원(58.3%)가량이 은행 대출금이었다.

이들이 매입한 토지는 대부분 농지로, 개발이 시작되면 수용 보상금이나 대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땅이다. 대토 보상은 토지 소유자가 원하는 경우 토지 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사업자가 공익사업으로 조성한 토지로 보상하는 제도다. 토지면적 기준 주거지역은 60㎡ 이상, 녹지지역은 200㎡ 이상 정도면 대토 신청이 가능하다. 이들이 보유한 10필지의 토지는 모두 대토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등기부등본상 직원들 대부분은 거주지가 서울·성남·수원·화성 등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필지에는 새도시 지정 전 수천그루의 묘목이 심어지기도 했다. 묘목을 심을 경우 보상액이 높아질 수 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는 “토지를 매입한 이들 중 보상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있다. 10여명이 투기를 한 것이라면 내부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엘에이치 직원들과 가족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강재구 이주빈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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