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배달원 갑질 논란' 어학원 셔틀 도우미 사과…"너무 힘들었던 상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다…녹취록 들어보니 부끄러워"

아시아경제

배달기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공부 잘했으면 배달일 하겠냐" 등의 폭언으로 공분을 산 '동작구 배달 갑질'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했다.


24일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측은 "'학원강사 배달 갑질 사건' 가해자가 피해조합원에게 사과문을 전달하고 직접 피해자를 만나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일 동작구의 한 어학원에서 셔틀 차량 도우미로 일하던 가해자의 계산 지연으로 배달 기사와의 갈등이 있었고, 이후 가해자는 배달업체 팀장에게 전화해 폭언을 가했다.


이후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와 배달업체 팀장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녹취록에서 가해자는 배달원에 대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 일을 했겠냐" "기사들이 무슨 고생을 하느냐"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다" "돈 못 버니까 그 일 한다" 등의 비하 발언을 퍼부었다.


당초 가해자는 '학원 강사'로 알려졌었으나, 사실은 학생들의 통학을 돕는 셔틀 도우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는 사과문을 통해 "가장 먼저 제가 해서는 안 되는 막말과 비하 발언을 라이더분께 한 것이 사실이며,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저에게 최근에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던 상황들이 닥쳤고 이런 말조차 변명으로 들릴 수 있으나 극도로 힘든 상황에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한 발언을 녹취록으로 들어보니 제가 뱉은 말로 인하여 기사님이 입으셨을 마음의 상처와 고통이 느껴져 너무나 부끄러웠다"라면서 "라이더분들과 지점장님이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 정말 죄송할 따름이다"라고 적었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 조합원이 이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조합원이 원했던 것은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였다. 우리는 가해자에게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거나 형사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