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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Global Money] 비트코인은 비상, 황금은 침체...안전자산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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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올드머니가 비트코인 본격 매수

2017년 말 1차 랠리 땐 영머니가 주역

최근 6개월새 비트코인 300% 넘게 상승

반면, 금 가격은 하락...전통자산의 침체

중앙일보

금과 비트코인. 비트코인 주화는 가상자산을 보여주기 위한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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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호들은 팬데믹 때문에 두 가지 안전에 예민하다. 하나는 건강 지키기고 다른 하나는 재산 지키기다.”

영국 투자자문사인 옥스퍼드메트리카 로리 나이트 회장이 지난달 기자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가인 존 템플턴의 유산 등 글로벌 부호의 재산을 관리한다. 글로벌 빅머니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나이트 회장은 “부호들이 건강은 ‘백신’으로 지키면 되지만, 재산은 ‘무엇으로’ 지킬지 난감해한다”고 귀띔했다.



올드머니의 참전



부호들이 요즘 두려워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그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이 공격적으로 찍어낸 돈이 언젠가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두려움은 행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나이트는 “최근 부호들이 비트코인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주로 상대하는 부호는 올드머니다. 단한판 승부로 결판지으려는 영머니(young money)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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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통화의 안전성에 대한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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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차 상승기인 2017년 말 전후 상승을 이끈 주역은 영머니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때 올드머니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이해하지 못했다.

요즘 올드머니가 비트코인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 비트코인은 16일(현지시간) 오전 7시32분 5만515달러(약 5550만원)에 거래됐다.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5만 달러를 넘어섰다. 가격은 이후 미끄러져 한국시간 17일 오전 7시 현재 4만8000달러대에서사고 팔렸다. 긴 흐름으로 보면 요즘 상승은 2차 랠리인 셈이다.



주류 금융회사 움직임의 이면



부호들이 비트코인에 관심 갖기 시작하면서 주류 금융회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멜론은행이 가상자산의 발행과 거래 업무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멜론은행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가운데 하나다.

마스터카드도 올해 중 결제 네트워크에서 가상화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에 추가할 뜻을 밝혔다. JP모건 경영자도 비트코인 열기에 편승할 뜻을 내비쳤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70% 넘게 올랐다. 부호와 주류 금융회사 등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경제 전문가의 경고에도 식지 않았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경제학)의 경고에도 가시지 않았다. 루비니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금융위기 같은) 테일 리스크(tail risk)를 대비한 헤지 수단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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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금 가격의 최근 6개월 상승률 비교.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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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 새 금값은 하락



일단 부호들이 헤지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주목하면서 금은 소외당하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은 온스(31.1g)당 1.5% 하락한 1794.8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최근 6개월 새 비트코인은 300% 넘게 치솟았다. 반면 금값은 6.7% 정도 내렸다. 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패닉이 엄습한 지난해 3월 이후 치솟았다. 당시 미 금융그룹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2021년 2월 현재 ‘유형자산의 대명사’인 금값은 지지부진하다. 반면 숫자 0과1로 이뤄져 무형자산인 비트코인은 비상하고 있다. 팬데믹과 통화증발이 낳은 두려움이 헤지수단의 서열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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