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장 등 당시 반부패부 참고인 조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최근 당시 대검 반부패부 지휘라인에 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선임연구관)과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수사지휘과장)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다만 수원지검은 15일 “특정인 소환조사 여부 및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밝혔다. 수사팀의 직속 상관인 문 지검장은 이 사건 수사 초기부터 수사지휘를 회피해 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이 2019년 김 전 차관 출국 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하던 안양지청에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수사를 막았다는 외압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당시 대검 반부패부 관계자는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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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출금' 이규원 수사 “막았다” vs “안 막았다”
외압 의혹을 폭로한 공익신고인은 지난달 2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한 2차 신고서에 “안양지청 수사팀이 2019년 6월 18일경 이규원(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파견 검사)에 대한 자격모용공문서작성 혐의,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을 상급기관인 수원고검에 보고하려 했으나, 김학의 측에 출금 정보를 유출한 과정만 수사하고 나머지 부분은 수사를 진행하지 말라는 취지의 대검 반부패강력부 등 연락으로 내부검토 단계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수원고검에 검사 비위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수사팀이 이규원 검사에 관해 포착한 혐의는 그해 3월 23일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가짜 사건·내사번호를 적고, 수사기관장인 서울동부지검장의 관인 없이 수기로 대리인 자격을 표시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대검 반부패부 관계자는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제보자가 어떤 외압을 받았다고 하는데, 누가, 언제, 어떻게 외압을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를 못 하고 있다. 추상적인 말로 뭉뚱그려서 ‘반부패부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건 정확하게 외압을 받았다는 걸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근거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019년 3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이었떤 이규원 검사가 그해 3월 22일과 이튿날인 3월 23일 작성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와 법무부 장관 승인 요청서. 이 검사는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엔 이미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2013년 사건번호를, 승인 요청서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란 사건번호를 적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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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종결’ 문구 “요구받았다” vs “요구 안 했다”
신고인은 또 2019년 7월 4일 반부패부에 보고한 수사결과 보고서에서 이규원 검사의 불법 정황과 관련해 ‘야간에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의 작성절차가 진행되었고, 동부지검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되어 더 이상의 진행 계획 없음’으로 기재한 건 “당시 대검 반부패부에서 위 문구를 최종 수사결과 보고서에 작성하여 대검에 보고하고 수사를 종결하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정황을 발견했는데도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건 “법무부가 수사 의뢰한 출금 정보 유출 의혹 외 나머지는 수사하지 말라”는 취지의 외압이 있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하지만 당시 대검 반부패부 관계자는 “제보가 사실인지 여부가 드러난 게 아니잖느냐”며 “우리가 수사지휘 문구를 불러준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제보서(공익신고서)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는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실과 다른 무고성 제보”라고 일축했다.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추가 수사계획 자체가 대검에 보고된 적이 없고, 당시 안양지청 수사팀이 직무를 유기하고선 뒤늦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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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규명하려면 당시 책임자 이성윤 조사 불가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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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고인은 2차 공익신고 때 피신고인으로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름만 올렸다. “당시 대검 내 단계별 구체적인 보고내용을 알지 못해 책임자인 이성윤만 피신고인으로 기재했다”고 썼다. 법조계에선 당시 대검 반부패부 관계자들이 외압 행사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는 만큼 의혹 해소를 위해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성윤 지검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고인은 당시 수사 외압을 행사한 ‘연락’의 주체와 관련해 “그런 내용은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좀 기다리면 다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이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의 출국 동향을 살피려고 테러 혐의자 등 색출용인 아피스(APIS·사전승객정보시스템)를 활용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외국공항 등에서 탑승 완료 후에 최종 탑승자 정보를 전송받는 아피스가 활용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국공무원은 탑승권을 발급받으려는 승객이 요건을 갖추지 못해 항공기 등에 탑승하기에 부적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사람의 탑승을 방지하도록 운수업자에게 통보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김 전 차관의 경우엔 이 제도가 활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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