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 수입? 거짓말"...미얀마 시위대가 중국발 항공기를 의심하는 이유는?
미얀마 시위대가 인터넷에서 퍼 나르고 있는 문구입니다.
미얀마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고 있는 ″중국 때문이다″ 문구 〈사진=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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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시위 7일째, 시위대의 분노는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사이버법안'을 만들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입니다.
네티즌들은 "당국이 개인의 소셜미디어를 감시하고, 때로는 차단할 수 있게 된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얀마 시위의 주축은 바로 소셜미디어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사진들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양곤 공항 활주로에 서 있는 중국 항공기 한 대. 여기엔 중국 IT 전문가가 탑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항공 화물을 운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있습니다. 화물의 정체가 군부를 지원하는 무기라는 게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입니다.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미얀마 양곤 공항 활주로에 서 있는 중국 항공기와 항공 화물 운반 모습이 담긴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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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이 커지자 양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10일 "해산물 등을 실은 정기 화물기"라고 해명하면서 "떠도는 소문을 절대 믿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쿠데타 이후 사실상 외국에서 오는 모든 항공기 착륙이 금지된 만큼, 이 '특별한 중국 항공기'를 둘러싼 의문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도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해산물이라니".... 중국 대사관 앞에는 "해산물을 보여달라"는 시위까지 벌어졌습니다.
항공 화물 운반 모습이 담긴 사진. 일부 네티즌들은 이 상자 안에 군 무기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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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일부 네티즌들은 "또다시 인터넷이 끊기면, 미얀마 젊은이들은 미얀마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천연파이프 라인을 폭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사실 미얀마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쿠데타가 발발한 직후부터 시작됐습니다.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올해 첫 아시아 순방국으로 미얀마를 선택했고, 지난달 27일 쿠데타 발생 직전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최고사령관과 만났습니다. 이때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심입니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여성. 손에 든 피켓에는 ″해산물을 보여달라″고 쓰여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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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만남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과 연결지어 "중국은 미얀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것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방관하면서 실상은 미얀마 군부를 돕는다는 겁니다.
실제 유엔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안보리 차원의 제재에도 지금껏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실익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중국이 자신들의 권위주의 모델을 퍼뜨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중국이 미얀마 사태에 뒷짐만 지고 있긴 어려울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현재 미얀마 상황은 "국경에서의 안보, 미얀마 내의 안정을 추구하는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와는 배치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을 견제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강화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선 혼란이 가중되거나 친미 정권이 들어서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시위의 진전에 따라 중국의 입장이 어떻게 변해갈지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지난 1월 12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얀마 쿠데타의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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