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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고전은 현재 우리들의 삶과 세상 돌아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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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 교수, '맹자' 출간하며 '명역 고전' 시리즈 완간

"원전에 충실하되 읽기 쉬운 번역 지향", "위정자들 '맹자' 꼭 읽었으면"

연합뉴스

김원중 단국대 한문교육과 교수
[휴머니스트 출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고전은 자기 성찰과 수신, 조직운영과 리더십, 정치와 공동체의 삶의 측면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삶과 세상을 돌아보게 합니다."

최근 '맹자'를 마지막으로 '명역 고전' 시리즈를 완간한 김원중(57) 단국대 한문교육과 교수는 2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한 스터디룸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대사회에서 고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명역 고전 시리즈는 2016년 한비자를 시작으로 정관정요, 손자병법, 명심보감, 채근담, 논어, 노자 도덕경, 대학·중용, 맹자 등 총 9권이 발간됐다.

시리즈 완간이 5년 만에 끝났지만 김 교수에게는 사실 23년 만의 마무리인 셈이다. 2016년에 나온 한비자는 개정판으로, 앞서 초판이 1998년에 출간됐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번 시리즈 완간은 유가, 도가, 법가, 병가, 사서 등 다양한 사상을 담은 대표적인 책들을 혼자 힘으로 완역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책은 원문, 각주, 해설, 번역문을 함께 구성해 전문가와 일반인을 모두 만족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시리즈는 분량이 가장 적은 명심보감(232쪽)부터 가장 두꺼운 한비자(960쪽)까지 책 9권을 모두 합하면 4천332쪽에 달한다.

출판사 휴머니스트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동양고전 번역서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5년간 10만부 이상 판매됐다.

이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김 교수의 고전 번역 원칙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김 교수는 "고전 원전에 충실하되, 가능한 한문을 쓰지 않고 누구나 읽기 쉬운 품격 있는 우리말 번역을 지향하고 있다"며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읽어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려고 한다. 가능하면 군더더기 없는 해설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각주에 저와 다른 번역을 소개해 독자들이 고전을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단 한 줄을 보더라도 참고문헌을 모두 밝힌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시리즈를 통해 소개한 고전은 모두 잘 알려진 책들이다.

그는 이에 대해 "유가와 도가는 중국 사상의 핵심이고, 법가와 병가는 제자백가의 사실상 주류다. 한비자는 제왕학과 군주론의 고전이며, 정관정요는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또 명심보감은 인격 수양의 필독서이며, 채근담은 처세의 고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명역 고전' 시리즈
[휴머니스트 출판사 제공]



김 교수는 지난 30년간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 3∼4시에 일어나 고전을 번역했다고 한다. 고전 번역이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논어 관련 서적은 1천권이 넘을 겁니다. 번역본이 많으니까 차별점이 있어야 하죠. 원전을 다 찾아보고 다른 사람의 해석을 맞춰보면서 작업을 하니까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손자병법 같은 경우 전문 용어에 대한 어려움도 있습니다."

앞서 2011년에는 한국 최초, 개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중국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 130편 전편을 완역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작업이 나머지 번역 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사기에는 '노자 한비 열전'. '맹자 순경 열전', '공자 세가' 등이 있는데 다른 고전과 연관성이 커서 서로 비교하며 번역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맹자'를 원래 올해 여름쯤 출간하려 했다. 하지만 요즘 국민들이 코로나19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힘들게 지내는 상황에서 맹자의 사상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번역 작업에 집중해 예정보다 일찍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맹자의 핵심은 민생경제입니다. 맹자는 패권 지향의 왕들에게 민심을 얻는 왕도정치를 제시하면서 도덕과 경제적 안정, 적당한 세금 부과, 능력 있는 인재 채용 등을 제시합니다. 특히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두지 말라고 하죠. 그러면서 백성과 함께 하는 자가 천하를 얻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위정자들이 꼭 한 번 읽으면 좋겠습니다. 부제를 '민심을 얻는 왕도정치의 고전'이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건양대 중문과 교수, 대통령 직속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 학국학진흥사업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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