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
회견서 서울 ‘갑질 아파트’ 76곳 공개
배달기사들이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아파트·빌딩의 ‘갑질’로 인해 “노동권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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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배달기사들이 일부 아파트·빌딩의 ‘갑질’로 인해 “노동권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이하 배달노조)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 식배달을 전업으로 하는 배달 라이더가 13만명을 넘어섰다. 쿠팡이츠, 배민커넥터 등 배달 노동 형태에 등록된 인원도 25만명을 넘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배달노조는 “헬멧 탈모를 시키고 배달 라이더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등 기본적인 인식이 좋지 않고, 거주자의 안전, 음식 냄새 등을 이유로 본인들의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배달 라이더를 무시하고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수 배달노조 지부장은 이날 현장 발언을 통해 “비가 많이 올 때 서울 마포구의 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배달을 갔는데, 로비에 물이 떨어지고 폐쇄회로(CC)TV에 얼굴이 찍혀야 한다며 우비와 헬멧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로비에서 동물원 원숭이처럼 우비를 벗고 엘리베이터 거울을 봤을 때 수치심을 많이 느꼈고 가족과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이어 “겨울에는 패딩 안에 흉기를 집어넣고 입주민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며 패딩을 벗고 가라는 곳도 있다”며 “노동이 하찮은 게 아니라, 갑질 하고 명령하고 아파트값 떨어질까 우려하고 불쾌해 하는 입주민들이 부끄러운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달노조는 “라이더 인권을 무시하는 요구를 하지 않고 도보 배달을 요구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향후 서명 운동, 제보 센터 운영, 플랫폼사와 대화 등의 활동을 해나가기로 했다.
배달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갑질이 발생한 서울 지역 아파트 76곳을 공개했다. 지역별로 강남구가 32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17곳 ▷용산구 6곳 ▷마포구·양천구 각 4곳 ▷성동구·송파구 각 3곳 ▷광진구·영등포구·중구 각 2곳 ▷강동구 1곳 등이었다.
배달노조는 회견을 마치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에 앞서 지난 1일 역시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도 아파트 103곳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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